요양시설·홀몸어르신 큰 타격
시스템 구축·서비스 전환해야

요양시설, 화상 면회·요양보호사 운영

홀몸 어르신 상태 감지 시스템 등 필요
▲ 인천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생활지원사가 홀로 지내는 할머니 댁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있다.
▲ 인천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생활지원사가 홀로 지내는 할머니 댁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천 복지 현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복지이용시설의 휴관과 복지 서비스 제약으로 취약계층의 삶은 이전보다 열악해졌다. 감염 예방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의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제도적인 취약점 개선과 복지 현장의 감염병 대응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일보는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와 10회에 걸쳐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인천지역 사회복지 현장의 변화를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노인 정서 불안 우려 깊은 '요양시설'

올 2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보건복지부는 요양시설 내 보호자 면회를 금지했다. 이달부터 면회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수개월간 가족과 자식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 노인들의 정서적 불안은 이미 커졌다.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소규모 노인 요양시설 '행복의 집'은 보호자 면회 금지뿐 아니라 시설 종사자와 어르신 간의 포옹 등 신체적 교감이 불가능해 어르신들의 정서 불안이 더욱 우려된다고 밝혔다.

요양보호사 A(67)씨는 “어르신들이 요새는 자식들이 왜 안 오냐며 바빠서 그런 거냐고 계속 물으시곤 한다”며 “상황을 설명드리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탓에 매주 시설을 찾던 외부 강사와 종교인의 발길도 끊겼다. 감염 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면서부터다. 외부 강사의 노래교실 수업과 종교 프로그램 등은 행복의 집을 포함한 대부분의 요양시설에서 이뤄지는 활동이었다.

지난 5∼6월 미추홀구에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했을 당시 행복의 집은 '초긴장' 상태였다. 시설 내 확진자가 발생하면 돌봄 공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원 9명의 행복의 집은 요양보호사 1명이 이용자 3명을 돌보는 지침에 따라 보호사 3명이 근무한다. 종사자들은 확진자 발생으로 코호트 격리에 들어갈 경우 시설에 찍힐 낙인도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현 행복의 집 원장은 “무엇보다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이 시급하다. 2차 대유행이 시작되면 면회가 또 제한될 텐데 태블릿PC 지원을 통한 화상 면회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시설 확진 사례에 대비해 근본적인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은 어렵더라도 긴급 상황에 투입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 인력 운영도 검토해봐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홀몸노인 '고립감' 커져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사는 정모(86) 할머니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복지관 무료 급식이 끊겨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 할머니에게 복지관 방문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것 이상의 큰 의미였다. 홀로 지내는 정 할머니에게는 복지관을 찾는 또래 어르신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는 게 유일한 낙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화요일마다 복지관에서 식료품을 배급해 또래 어르신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복지관 프로그램과 자조모임 등의 횟수가 줄어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정 할머니에게 유일한 친구는 텔레비전 뿐이다.

정 할머니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밥 넘기기도 어렵고 뭘 해 먹기도 쉽지 않다”며 “트로트 방송 프로그램과 잠깐이라도 매일같이 연락하고 찾아와주는 생활지원사 선생님이 유일한 위안”이라고 전했다.

김병수 인천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원장은 “경로당이나 복지관, 교회를 다니던 홀몸 어르신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립감이 커져 고독사로 이어지는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며 “전주의 경우 인공지능을 활용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움직임과 건강 상태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인천도 장기적으로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한 복지 서비스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