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 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찮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집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 번에 먹자 하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끼니때마다 소박한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식구들. “변변찮은 반찬”으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다. 간장에 절인 깻잎 반찬. 달라붙은 두 장이 애매하다. 다시 놓기도 그렇고 한 번에 먹자니 이미 입 안 가득 짠 맛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달려드는 젓가락 몇 쌍. 말하지 않아도 곤란해 진 것을 눈치 채고 나머지 한 장을 떼내어 주려고 주저 없이 움직이는 몇 쌍의 젓가락. 식구란 이런 것이다. 나의 어려움을 알게 되면 제일 먼저 달려올 사람들, 식구인 것이다. 오늘 저녁은 깻잎 반찬이었으면 좋겠다.

 

 

 

 

 

 

 

/권경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