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 34패. 인천 연고 프로야구 구단 SK 와이번스가 6월까지 거둔 성적이다. 와이번스는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지난해에도 막판까지 1위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격세지감이다. 올시즌 개막과 동시에 한화 이글스와 꼴찌 자리를 서로 미루는 신세로 전락했다.

어쩌면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는 게 다행일지 모른다. 인터넷에서 팬들의 성화는 빗발친다. 화살은 우승팀 사령탑을 이어받았던 감독에게로 향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25일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더그아웃 감독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2무 7패. 인천 유나이티드는 프로축구 1부리그 12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승이 없다. 임완섭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유상철 명예감독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깜짝 소식이 뒤를 이었다.

유 감독은 지난해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몰렸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기사회생을 이끌었다. 췌장암 판정을 받은 채였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병세가 호전되자 지휘봉을 다시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주치의가 만류해 복귀는 성사되지 않았다. 병상에 누운 감독도, 병상에서 돌아오려던 감독도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졌다.

97.1%. 박남춘 시장 취임 2주년을 맞아 인천시가 자체 평가한 공약 이행률이다. 선거가 끝나면 평가단 조정을 거쳐 공약 실천계획을 뜯어고치는 '업계의 비밀(?)'을 감안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래서였을까. 박 시장은 최근 합동 인터뷰에서 “재선을 꼭 해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박 시장 재선 도전은 또 하나의 뉴스가 됐다.

사실 기사화하진 않았지만 인터뷰 자리에서 흥미를 끈 발언은 따로 있었다. 박 시장은 “나에겐 측근이 없다”고 말했다. 정무직 인사를 언급한, 조금은 불편한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었다.

박 시장이 해석하는 '측근'의 의미를 짐작하긴 어렵다. 사적인 관계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의식한 발언일 수도 있다. 다만 '윗사람을 곁에서 가까이 모시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측근이 없는 박 시장은 고독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감독처럼 책임감을 짊어지더라도 고충은 나누고, 고민은 풀어야 스트레스도 쌓이질 않는다. 박 시장의 건승을 빈다.

 

이순민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