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최근 '반환점 맞은 민선7기, 97.1% 공약이행'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 취임 2년을 맞은 시점에 100%에 가까운 공약이행률을 보인 사례가 없어 자세히 살펴보니 역시 허구였다.

시는 자료에서 구체적으로 “인천시(시장 박남춘)가 민선7기 2주년 반환점을 맞아 이행실적을 자체 점검하고 평가한 결과 140대 공약과제 중 136개 사업이 연차별 추진계획대로 완료되어 97.1%에 달하는 높은 달성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평가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자료에 제시된 공약이행도(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도 기준)를 보면 140개 사업 중 완료된 것은 4개(2.8%)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행후계속추진'이 52개(37.2%), '정상추진'이 80개(57.1%), '일부추진'이 4개(2.8%)였다. 인천시가 주장하는 97.1% 공약이행률에는 '공약이행완료' 4개는 물론이고, '이행후계속추진' 52개와 '정상추진' 80개를 포함시킨 것이다. 그러면 정확히 97.1%라는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시 스스로 설명한대로 '이행후계속추진'은 공약내용을 이행한 후 지속적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정상추진'은 내용이 정상추진 중이고, 임기종료 시점까지 이행완료가 예상되는 사업이다.

'이행후계속추진'은 그렇다 하더라도 '정상추진' 80개까지 공약이행에 포함시킨 것은 과장을 넘어 왜곡에 가깝다.

시는 뭔가 꺼림직했는지 보도자료 제목 밑에 작은 글씨로 '140대 과제 중 136개 순항 중'이라는 부제를 달았는데 이것이 비교적 사실에 부합된다.

아무리 시장 취임 2주년을 기리기 위한 기획이라지만 정도가 있어야 한다. 시장 보고용도 아닌,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자료가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인천시가 내실보다는 전시행정에 연연해 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안은 심하다. 조금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탄로나는 행위를 자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