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4자 합의 5년] 선제 조치 절반, 휴지 조각에 불과해
[수도권매립지 4자 합의 5년] 선제 조치 절반, 휴지 조각에 불과해
  • 이순민
  • 승인 2020.06.30 20:48
  • 수정 2020.06.30 22:20
  • 2020.07.01 인천판 3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용연장 조건 네 가지안 제시
친환경 매립 없인 실효성 없어
환경부, 재합의 가능성 원론적
▲2015년 6월28일,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 합의관련 기자회견 (왼쪽부터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전 인천시장, 윤성규 전 환경부장관) /사진출처=인천시
▲[자료사진] 2015년 6월28일,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 합의관련 기자회견 (왼쪽부터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전 인천시장, 윤성규 전 환경부장관) /사진출처=인천시

“수도권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의 안정적·효율적 처리를 위해선 현재의 수도권매립지를 제한적으로 연장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데 합의했다.”

5년 전인 2015년 6월28일 '4자(인천시·경기도·서울시·환경부) 협의체'의 공동 발표문 일부다. 1992년부터 쓰레기를 묻은 수도권매립지는 당시 합의로 2018년 제3매립장 1공구의 문이 추가로 열렸다.

4자는 “피해를 일방적으로 감내해온 인천시민과 주변지역 주민의 고통과 아픔에 인식을 같이한다”며 선제적 조치도 동시에 내걸었다. 5년이 지나서도 선제적 조치는 반쪽짜리 이행에 그치고 있다.
 

▲선제 조치 '반타작' 매립 감축 '거꾸로'

4자 협의체 합의문을 보면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제시됐던 선제적 조치는 크게 네 가지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첫 번째 조치인 '매립면허권 및 소유권 양도'는 그나마 이행 절차를 밟았다. 2016년 말 인천시는 환경부·서울시가 갖고 있던 수도권매립지 매립면허권 일부를 넘겨받았다. 하지만 총 4개로 나뉜 매립장 가운데 이미 폐기물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 일부와 제2매립장이 해당된다. 현재 사용 중인 제3매립장과 제4매립장의 매립 면허권은 서울시에 있다.

두 번째 조치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관할권 이관'은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 환경부 산하 국가공기업인 SL공사를 인천시 지방공사로 전환한다는 약속이었으나 관할권 이관으로 인한 공사 노동조합, 주민 등과의 갈등 해결 방안을 인천시가 제시해야 한다는 단서에 발목 잡히면서다.

세 번째 조치인 '주변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도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 연장 등 일부만 현실화했다. 테마파크 조성은 선언적 문구로만 남았다.

이행이 완료된 건 네 번째 조치인 '반입수수료 가산 징수 및 인천시 지원'뿐이다. 폐기물 반입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징수해 시 특별회계로 전입한다는 내용인데, 특별회계 예산 사용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박 시장 “재합의” 환경부 “이행 중”

선제적 조치뿐 아니라 합의문에 담겼던 '매립량 감축'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4자는 5년 전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고, 건설·사업장 폐기물 매립을 줄이는 노력을 추진하는 등 친환경 매립 방식을 도입한다”는 데에도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문이 체결됐던 2015년 366만5000t이었던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은 2018년 374만1000t으로 오히려 늘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최근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친환경 매립 방식 도입 등 이행이 되지 않은 2015년 4자 합의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정확히 명시하는 합의를 새로 체결하는 좋은 방법이다. 올해가 적기”라고 말했다. 당시 합의문에 포함된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를 추가 사용한다”는 '독소조항'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5년 만에 4자가 재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체 매립지 조성의 키를 쥔 환경부가 '추가 사용' 조항 때문에 미온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합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실무진 차원에서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2015년 4자 합의는 지금도 이행 중인 상태다. 재합의까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