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 수거 … 환경보호·이웃돕기 일석이조”

골칫덩이 폐비닐 팔아서 수익

국가유공자·장학생 등에 사용

'생명살림강사'로도 적극 활동


 

“농업용 폐비닐 문제가 심각합니다. 농촌마을 환경보호를 위해 폐비닐을 수거했고, 수거한 비닐을 되팔아 수익금으로 이웃을 도왔어요.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 한 가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죠.”

마을 일이라면 만사 제쳐놓고 소매부터 걷어 올리는 안숙자(67·사진)씨. 그는 지역의 환경보호를 위한 일이라면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달려나가는 양평군 양동면의 '환경지킴이'다.

사는 지역이 삶터이자 희망터가 되길 바라는 안씨는 양동면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환경을 보호하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양동면 새마을부녀회장이기도 한 안씨는 폐비닐 수거 작업을 벌이면서 '환경지킴이'가 됐다. 양동면은 지역주민 대다수가 농사를 짓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매년 200t가량 쏟아지는 농업용 폐비닐이 문제가 됐다. 폐비닐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안씨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폐비닐을 수거해 팔고, 수익금은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국가유공자들에게 사용토록 했다.

“양동면은 오래전부터 부추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부추 수확 후 버려진 폐비닐은 농경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흉물스럽게 놓여 마을 경관을 해치는 골칫덩이였죠. 양동면 일대의 폐비닐을 수거해온지 벌써 20여 년이 됐네요.”

폐비닐을 팔아 얻은 1000여만 원의 수익금은 온전히 한국전쟁과 월남전 참전용사, 국가유공자들에게 쓰였다.

“양동면은 을미의병의 발상지기도 하고 호국보훈에 힘써온 국가유공자 분들에게 은공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매년 얻어진 수익금으로 이분들을 위한 마을 잔치를 열거나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익금은 매년 지역 중·고교생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되기도 해요.”

안 회장은 하천정화 활동이나 특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방역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그 결과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 정신으로 지역의 환경보호를 위해 몸소 실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양평군은 그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현재 안 회장은 환경보호 활동을 확장하기 위해 '생명살림강사'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산업화로 여러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심각해지는 환경문제 속에서 막상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생활에 밀접한 실천방법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나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모두 함께 환경보호를 위해 애쓸 때 더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