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으로 전 세계에 4680여 마리만 서식한다. 전체 번식의 90% 가량이 우리나라에서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도 상당수가 강화도 남단 갯벌과 남동 유수지 등 인천에서 부화한다. 5월 말에 4~6개 알을 낳으니, 지금쯤은 어미가 새끼에게 한창 먹이활동을 벌일 때다. 주걱같이 생긴 부리를 물속에 넣어 좌우로 휘저으면서 작은 물고기나 조개류 등의 먹이를 잡는다.

인천시와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구조한 저어새들을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낸다. 시는 30일 오전 강화도 남단 선두4리 선착장 갯벌에 저어새 5마리를 방사할 계획이다. 이들 저어새는 지난해 강화도와 송도 갯벌에서 구조됐다. 강화도 각시암 번식지에서 저어새 둥지가 물속에 잠길 우려를 낳으면서, 둥지에 있던 알 10여개를 꺼내 국립생태원에서 인공 부화를 거쳤다. 이 중 4마리가 성장에 성공했다. 나머지 한 마리는 지난해 8월 송도갯벌에서 다친 상태로 발견됐는데, 치료를 받고 회복한 상태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선 저어새들이 자연으로 돌아가 적응할 수 있도록 1년여간 비행과 먹이사냥 등 자연적응 훈련을 펼쳐 왔다.

이처럼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살리려는 관계 당국의 노력은 남다르다. 하지만 한켠에선 갯벌 매립, 해안도로 건설과 확장, 공사에 따른 각종 오염물질 갯벌 유입 등으로 저어새 번식지와 먹이활동지가 위협을 받는다. 저어새의 주무대인 서해안 일대에선 서식지 감소와 환경변화를 예고하는 개발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 이는 저어새 번식지 이탈과 번식 실패 등의 요인으로 작용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강화갯벌은 저어새를 비롯해 수많은 물새의 보금자리로 남은 곳이다. 동북아시아 물새들의 주요한 먹이터·쉼터·번식지다.

최근 환경·자연보호단체에선 저어새 번식지를 지키려고 다각적인 노력을 한다. 동물들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면, 곧 인간의 삶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더 이상 자연을 훼손하다간 인류의 삶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저어새 보호는 그런 의미에서 소중하다. 지금의 환경을 가꾸고 보전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