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 보고서…"다양성 존중 교육이 양성평등 실마리"

 

▲ [한국교육개발원 제공]

 

초기 성인기에 해당하는 20∼27세 여성은 남성보다 자아와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자살 충동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하는 가치가 획일적이고, 이에 따라 내적 갈등을 크게 겪는 여성이 많기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한국교육종단연구를 통해 본 초기 성인기 생활과 성과에 대한 성별에 따른 인식 차이' 보고서를 보면 '자아 개념'에서 2011∼2018년 남성의 점수가 여성보다 꾸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연구진은 2005년 중학교 1학년이던 6천908명이 2011년 20세가 된 이후 2018년까지 추적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삶의 만족도 모두 여성이 낮아

자아 개념은 5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학업 능력과 관련한 학문적 자아개념은 2014년 이후 남성은 3.17점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여성은 3.10점에서 2018년 3.04점으로 떨어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사회적·감정적·신체적 영역인 비학문적 자아개념에서도 2011∼2018년 남성은 3.51∼3.62점 분포로, 여성(3.41∼3.52점)보다 매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으로 나타낸 삶의 만족도 역시 남성이 여성보다 꾸준히 높았다.

가장 최근인 2018년 삶의 만족도는 남성이 69.47점, 여성이 68.19점으로 조사됐다.

자살 충동이 있다는 비율(가끔 있다+자주 있다)은 2018년 27.65%로, 남성(13.86%)의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주당 평균 시간을 바탕으로 시간 활용 측면을 분석한 결과에선 남성은 자기계발에, 여성은 가족과 교류, 집안일, 외모 관리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외모, 행동 등 여성에 대한 기대 획일적이고 과도해…다양성 인정 교육 필요"

연구진은 자아개념, 삶의 만족도, 시간 활용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여성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높은 것은 부모, 학교에서 여성에게 부과한 기대가 획일적이고 이에 따라 더 많은 개인이 내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초기 성인기는 자아를 형성하고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초중고교 교육 영향이 여전히 미치는 시기인 데다 대학 재학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해 부모의 영향도 적지 않은 시기다.

연구진은 "누군가를 여성으로 규정하고 특정한 외모, 태도, 행동을 기대하는 것은 맞지 않는 옷을 입으라고 강요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이런 사회는 결코 건강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질적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선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부모와 교사가 자녀와 학생의 결정, 의지를 존중하고 설득하는 태도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양성평등 문제의 실마리"라고 강조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