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값은 떨어졌는데 … 규제만 늘었다

새롭게 조정된 인천지역 3곳 아파트별 매매가 변동률 천차만별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 … 남동구 GTX 같은 호재 있는 곳만 뛰어
행정구역별로 나눈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 형평성 부족 목소리

부동산 규제 청정 지역 인천은 더이상 없다. 정부 결정에 따라 지난 17일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인천 8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연수구, 남동구, 서구는 집값이 특히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투기과열지구에도 포함됐다.

무주택자가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6개월 내 전입을 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매입하면 전세대출도 제한된다. 인천지역 청약 시장 광풍의 주역이던 분양권 전매도 사실상 막혔다.

인천시민들과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동네(자치단체)라도 오르고 내리는 집값 사정이 다 다른데 인천, 구로 싸잡아 규제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다.

지난 4월 초, <인천일보>는 '집값 뛴 인천, 아파트 양극화 더 커졌다' 제목으로 기획기사 3편을 실은 적 있다. “최근 인천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연수구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송도국제도시 집값 상승으로 빚어진 결과물이다”라는 게 기획 주요 내용이다.

기획에선 한국감정원에 등록된 인천 연수구 148개 아파트 단지별 매매 평균 가격을 인천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작년 9월2일과 지난 3월16일로 나눠 수집해 증감률을 분석했다. 인천, 더 자세히는 구차원으로 부동산 시장을 묶어 조사 발표하는 정부 방식에서 나아가 아파트 단지 하나하나 체크해 좀 더 자세한 동네 사정을 짚어보고 싶었다.

아파트 단지별 매매 평균 가격 산출은 한국감정원이 운영하는 부동산테크 방법을 참고했다. 부동산테크는 아파트 단지별 평형마다 '매매상한평균', '매매하한평균'으로 나눠 공시하는데, 이 두 가격을 더해 2로 나눠 특정 평형 대 평균 가격을 구한다. 만약 평형대가 다섯 종류인 아파트라면 각각 평형 평균값을 더해 5로 나눠 전체 단지 매매 평균가를 도출하는 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수구 내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상위 20위 단지 가운데 송도국제도시 단지가 모두 17곳이었다. 해당 기간 송도동 전체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 상승률은 7.93%. 2위 동춘동(2.57%)과 5%p 넘게 차이를 보였다. 근처 원도심인 선학동과 청학동 아파트 단지 매매 평균 상승률은 각각 1.99%, 1.33% 등 1%대에 그쳤다. 이를 토대로 요즘 진행 중인 연수구 집값 상승은 신도시와 원도심 간 주거 격차를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같은 자치단체라도 동네별로 사정이 각자 다르다는 주장을 기획에 담았다.

이번엔 남동구와 서구를 놓고 지난 기획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지난 17일 인천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데 더해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는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7면

연수구와 서구에선 신도시, 원도심 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 차이가 확연했다면 남동구는 논현, 서창 등 신도시에 더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이슈로 인천1·2호선 환승역인 인천시청역 주변 아파트 가격이 크게 뛴 모습이다. 반면, 부동산테크에 등록된 남동구 141개 아파트 단지에서 40개 단지는 지난해 말부터 6월 중순까지 2%대 이하 변동률을 보였다. 그중 14개 단지는 매매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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