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올림픽 이후 훈풍 불던 한반도
북, 대북전단 문제 삼으며 살얼음판 돌변

남북 공멸 자명한 전쟁 결코 일어나선 안돼
판문점·평양 선언과 남북 군사합의 지켜져야

최고 지도자 간 만남 통해 관계 정상화 되고
분단 종식 선언하고 평화 협정 결실 맺길

 

2020년 6월25일은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특별한 날이다. 1950년 6월25일, 6·25전쟁의 시작은 있었지만, 아직도 종전을 확인하지 못한 채 70년을 맞이하였고,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70년 세월이 흘렀지만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결코 한반도에 분단의 아픔을 불러온 역사의 비극, 겨레의 아픔을 기억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고 그래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 참혹한 전쟁이 언제, 왜 일어났는지 반드시 기억해야 하지만 점점 무뎌져 가고 있다. 동시에 이 기억은 하나가 아니고 개인적인 입장과 상황에 따라 제각기 달리 기억하고 기억한다.

3년 이상의 치열한 전쟁에 대한 기억을 몇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동안 이런 식으로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이해하고 교육을 받아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이 요구된다. 70년이란 세월 속에 전쟁의 비극을 몸소 겪은 세대에서 전쟁을 책과 머리로만 이해하는 세대로 우리 사회 중심이 이동되고 있다. 그 사이 국민들의 생각은 크게 달라졌고, 계속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70년 전의 그 날을 기억해야 하는 까닭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다시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되풀이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주독립을 위한 공동의 목표를 향한 한민족이며,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공존공영을 우리 모두가 꿈꾸기 때문이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특별한 날에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남북 간과 강대국들 사이에는 다시 대결과 긴장이 고조되어 평화를 향한 행보가 흔들리고 격랑의 물결에 휩싸이고 있다. 다시는 70년 전으로 돌아가 서로를 향해 무기를 들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요구된다. 그런데 북한 당국이 남한 내 탈북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문재인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2000년 6·15 평양 공동선언, 2018년 4·27 판문점 공동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가 하면 거친 언사로 대남 군사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남북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간 그대로의 모습을 연상시켜 주고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온풍이 불던 남북관계가 2년 반 전의 냉전 상태로 되돌아 가 준전시 상태로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한반도가 순식간에 불바다가 돼 남북한이 공멸한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 문제를 좀 더 세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이것은 북한을 옹호하려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서만도 아닌, 한반도 전체의 이익과 평화를 위해서다. 그리고 우리의 이익만 따지지 않고 북한의 이익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는 것과 북한도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 공존을 말한다면 그들도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그런 생각과 원칙을 이야기해 왔다.

그런 맥락에서 한반도에서 모든 전쟁 행위의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는 점에서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 남북 간 군사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만 한다. 남과 북이 국제사회와 외부로부터 오는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상호 간의 신뢰와 소통,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를 평화의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의 선택은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한다. 상세하게 따져보고 깊이 고민하면 한반도의 바람직한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가야만 하는 그런 상상력의 이행으로 우리가 사는 한반도를 바꾸어 가리라 생각한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역사를 기억하지 않은 자는 그 역사를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다”라는 유대인 경구를 다시금 되새겨 본다. 지금의 격랑 사태 속에서 남북 최고 지도자의 만남을 통해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길 바란다. 지금의 정전 상태가 조속히 분단 종식 선언으로 이어지고, 한반도의 평화가 온전히 정착되는 평화협정이라는 결실로 맺어지길 염원한다.

△강춘근은?

-대구대 경영학과, 서울신학대 신학대학원과 사회복지대학원(석사),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박사)을 나왔다. 통일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보호사교육원, 백석대, 백석문화대 등의 강사로 활약했거나 출강 중이다.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 민주평통 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한국웰다잉교육문화연구원장, 한국노인복지센터 이사장,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초협의회 대표, 한국성결교회 담임목사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 <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 진단(2018)>, <북한이탈주민의 착한 사회문화 적응과 이질문화 극복방안(201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