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위치추적기 달아 뻐꾸기 이동경로 추적

 

▲ 위치추적기와 금속가락지를 부착한 뻐꾸기[환경부 제공]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뻐꾸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뻐꾸기가 아프리카 대륙까지 이동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에서 뻐꾸기들이 직선거리로 약 1만㎞ 떨어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에서 겨울을 보낸 후 여름철 우리나라로 돌아와 번식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대표적인 여름 철새로,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널리 서식하는 뻐꾸기의 이동 경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아프리카까지 이동해 월동한다는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뻐꾸기의 이동 경로를 연구하기 위해 지난해 5∼6월 경기도 양평군, 전라남도 무안군 등에서 포획한 뻐꾸기 10마리에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해 경로를 추적했다.

이 중 6마리가 2019년 8월 말과 9월 초에 서해를 건너 이동을 시작했고, 중국 장쑤성과 미얀마, 인도를 거친 후 아라비아해를 횡단했다.

이 6마리는 2019년 10월 초 아프리카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만 1000㎞를 이동했다. 이후 탄자니아와 모잠비크, 케냐 등지에서 겨울을 지냈다.

이 중 3마리는 올해 4월 중순에 우리나라로 이동해 왔고, 5월 말이 되자 지난해 번식했던 지역으로 되돌아왔다. 이 3마리의 왕복 이동 거리는 모두 2만㎞ 이상이었다.

뻐꾸기들은 월동 지역으로 이동하는 가을에 비해 번식지로 이동하는 봄에 훨씬 빠르게 이동했다.

가을 이동 기간은 평균 77일이었으며, 일일 평균 약 142㎞를 이동했다. 봄 이동 기간은 평균 51일이었고, 일일 평균 약 232㎞를 날았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해 아프리카에서 월동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동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철새를 대상으로 이동 경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