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10종 66%만 가능
피시방 QR코드 도입률 19% 불과
성인피시방·학원 등 '사각지대' 여전
노래연습장과 클럽, 헌팅포차 등 감염병 전파 위험이 큰 고위험시설 출입에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의무화된 10일 오후 서울의 한 술집에서 직원들이 네이버 앱 QR코드 사용 방법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노래연습장과 클럽, 헌팅포차 등 감염병 전파 위험이 큰 고위험시설 출입에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의무화된 10일 오후 서울의 한 술집에서 직원들이 네이버 앱 QR코드 사용 방법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손님이 들어오면 개인정보를 쓰도록 안내하는데, 큐알(QR)코드도 별도로 사용해야 하는 건가요?”

22일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한 피시방에서 만난 직원 A씨는 전자출입명부(KI-Pass) 도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입구에 위치한 직원 근무대에는 이용자들이 스스로 이름·전화번호 등을 쓴 종이만이 놓여 있었다. 이곳은 이달 초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전자출입명부 의무 도입 시설에 해당하나 근무자는 QR코드 입장 방식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영어학원이나 헬스클럽도 마찬가지였다. 영어학원 강사 B씨는 “수강생이 적어 수기로 쓰는 출입자 명부로 관리하면 된다고 안다”고 답했으며, 15평 남짓한 헬스클럽 강사로 일하는 C씨는 “뉴스에서 듣긴 했으나 별도 안내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전자출입명부 사용이 의무화된 인천 민간 다중이용시설 10종 가운데 66%만이 QR코드 입장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파악한 전자출입명부 도입 의무 시설은 4957곳이다. 클럽 등 유흥시설을 비롯해 콜라텍, 노래방, 단란주점, 실내 체육시설 일부, 피시방, 뷔페 음식점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서도 청소년 이용률이 높은 피시방의 경우 전자출입명부 도입률이 19%에 불과한 반면 유흥시설은 97%, 단란주점 90%, 콜라텍 89%, 뷔페 음식점은 75%, 실내 체육시설은 76%, 노래방 63% 등의 도입률을 보이고 있다.

시는 전자출입명부 제도 도입율이 낮은 이유로 피시방 사업자 가운데 국세청 사업자등록 없이 영업하는 업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 문화콘텐츠과 관계자는 “인천 전체 피시방 860곳 가운데 이른바 성인피시방 시설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사업자 등록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전자출입명부 제도를 도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1일이면 전자출입명부 제도가 전국에서 정식 시행돼, QR코드 입장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시설 관리자들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시는 의무 도입 시설인 학원 시설 수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전자출입명부 시행 준비에 미진한 상황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인터넷컴퓨터 게임시설 제공업 등록증 등으로도 전자출입명부 가입이 가능하도록 개선을 건의했다”며 “도입 의무 시설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천에 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시민은 0명을 기록했으며, 전체 확진자 수는 330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50대 미추홀구민 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인천 287·289·290·291번 확진자의 가족이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