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가문화재' 지정 예고
▲ 팔미도 등대. /사진제공=문화재청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이자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 함대에 불을 밝혔던 인천 팔미도 등대가 사적으로 승격된다. 1903년 점등된 '등대문화유산' 제1호라는 상징성을 지니는 팔미도 등대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역사적 가치도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문화재청 자료를 보면,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는 최근 회의에서 인천 팔미도 등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청은 이번 주 안에 팔미도 등대의 사적 지정을 예고한다. 지정 면적은 옛 등탑과 돌탑 25.8㎡, 문화재보호구역 966.2㎡이다.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40호로, 중구 무의동에 위치한 팔미도 등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다. 1903년 4월 준공됐고, 같은 해 6월1일 점등됐다. 황해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해 100여년간 인천항을 오갔던 배들의 길잡이가 됐다. 건립 10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03년 12월 새로 세워진 등대에 역할을 넘겨준 이후에는 해양수산부로부터 2006년 제1호 등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사적 지정을 예고하며 “팔미도 등대가 1903년 세워진 국내 현존 최고의 근대식 등대”라는 점을 부각했다. 특히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 함대를 인천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도해 6·25전쟁의 국면을 일시에 뒤바꾸는 데 기여한 역사적·상징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팔미도 등대는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에서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인천상륙작전의 등불이었다. 1950년 9월15일 새벽 등대가 인천 앞바다를 비추면서 260여척의 함선과 7만여명으로 이뤄진 유엔군은 월미도와 북성동, 용현동 등지에 상륙했다. 인천상륙작전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 팔미도 등대는 국가수호시설로도 지정돼 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