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계류장, 길병원 멀어
일산동 항공부대로 옮겼더니
주민 반발, 시는 군부대 눈치 봐

인천시 닥터 헬기가 메뚜기 신세다. 계류장을 김포공항에서 부평구 일신동 군부대로 옮겼지만, 또다시 새 터를 물색해야 할 판이다.

시는 2011년 9월 전국 최초로 닥터 헬기 운항을 시작했다. 당시 닥터 헬기 계류장은 김포공항이었다.

김포공항 계류장의 위치와 거리는 응급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닥터 헬기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닥터 헬기 배치병원인 가천대길병원 의료진이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의료진은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닥터 헬기가 대기하고 있는 김포공항 계류장까지 차로 이동해야만 했다.

시는 닥터 헬기 출동시간을 좁히기 위해 가천대길병원과 가까운 시청 운동장(현재 주차장)을 임시 계류장을 내주기도 했다.

시는 2016년 국방부와 협의해 닥터 헬기 계류장을 김포공항보다 훨씬 가까운 부평구 일신동 항공부대 안으로 옮겼다.

별 탈 없이 운용되던 군부대 안 계류장은 2019년 하반기부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의 대상으로 급변했다. '닥터 헬기를 빼라"는 아파트 주민의 반발이었다.

프로펠러가 큰 닥터 헬기의 경우 소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군용헬기 수십 대가 뜨고 내리는 소음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아파트 주민들은 유독 닥터 헬기 소음을 걸고넘어졌다. 지난해 11월26일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2020년 11월27일 시행)이 제정된 것이었다. 군용비행장으로 소음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보상의 길이 열린 셈이다.

아파트 주민들의 타깃은 닥터 헬기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보다 일찍 들어선 항공부대 측에 군용헬기의 소음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각서를 썼다.

군부대 측도 닥터 헬기 탓에 괜한 덤터기를 쓸 수 있다며 시의 이곳 계류장 운용을 달가워 안 한다. 시는 군부대 통합이전을 추진 중이서 군부대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처지다.

시는 계류장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옮길 터가 마땅치 않다. 남동구 수산정수장을 눈여겨보고 있지만, 닥터 헬기가 뜨고 내릴 때 바람에 날린 오염물질이 정수과정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한편 닥터 헬기는 연간 위탁운영비 39억 원으로 지난해 181차례 출동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