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동 거주 유재건 광주고 학생, 장학금 일부 행정복지센터에 기탁

 

 

 

광주시 경안동에 사는 한 고등학생이 장학금 일부를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고 동사무소에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7일 경안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광주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유재건 학생의 아버지인 유창성(55)씨는 행정복지센터를 방문, 아들을 대신해 기부금 50만원을 기탁했다.

이날 동장실에 방문한 유씨는 봉투 2개를 정윤희 경안동장에게 조심스레 내밀었다. 봉투에는 손글씨로 '관내 홀몸어르신들 한 끼 식사지원 30만원'과 '관내 저소득층 학생 10만원씩 2명, 20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유씨는 이날 기부금은 아들 유군이 자신이 받은 장학금의 일부를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고 해 전달했다고 했다.

유군은 광주고를 수석으로 입학할 만큼 학업성적이 좋을 뿐 아니라 평소 학교 내 학생들을 위한 학습지도를 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 생활도 넉넉지 않아 동사무소에서 법정 한 부모 부자가정 대상자로 지정돼 생활을 지원받고 있다.

유군은 “내가 어려울 때 경안동사무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제는 조금이나마 내가 받은 온정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며 “홀몸어르신 30분께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나처럼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생활비를 지원하는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안동 행정복지센터는 홀몸어르신 30명에게 초복을 맞아 삼계탕을 구매해 가정 내 배달할 예정이며 한 부모 가정 자녀 중 고등학생 2명에게도 10만원씩 생계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윤희 경안동장은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다른 분들의 힘겨움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 줘서 감사하다”며 “어려운 분들에게 큰 힘이 되도록 유군의 소중한 뜻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