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도시연구단, 인천시민과 중·고등학생 평화·통일 인식 조사 결과 발표
남북관계 개선되지 않았다 62.6%, 한반도 비핵화 부정적 64.1%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전 설문조사 결과
인천시와 시 교육청 평화통일 정책과 개선 과제 발굴에 시사점 던져

 

인천시민과 학생 62.6%가 지난 5월부터 실시한 평화·통일 인식조사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기 직전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인천시의 남북교류 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인천연구원(원장·이용식) 평화도시연구단은 지난 15일, 인천시민 1500명과 지역 내 중·고등학생 5202명 등 모두 6702명을 상대로 실시한 ‘평화·통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연구단이 오피니언라이브에 의뢰해 5월 16일부터 21일까지 ‘성인대상 전화면접조사’, 5월 14일부터 6월 5일까지 ‘학생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6%는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변한 반면, 개선됐다는 응답은 35.1%에 그쳤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도 64.1%가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4.5%에 불과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지난해 61.6%보다 높아진 수치여서, 인천시민들의 ‘평화 체감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인천시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69.9%가 “공감 한다”고 응답해, 지난해 ‘인천시 역할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78.3%에 비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천시의 ‘우선 추진 남북교류협력 사업’으로는, 지난해와 같이 한강하구·서해5도 등 접경지역 남북공동 활용(26.8%)을 첫 번째 과제로 지목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응답자의 13.5%가 ‘보건·방역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우선 협력사업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중·고교 학생들은 효과적인 북한 및 평화·통일교육 방법으로 영상(TV, 인터넷)을 가장 선호(32.5%)했으며, 현장학습 및 체험학습이 29.4%를 차지했다. 반면, 외부강의 강연(16.4%)이나 선생님의 강의식 교육(14.3%)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교육 내용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필요성(48.4%), ▲북한에 대한 객관적 이해(41.2%),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이해(33.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인천연구원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평화·통일 인식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성인 대상 조사는 지난해부터 진행했다.

남근우 평화도시연구단장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남북관계가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인천시와 인천시 교육청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남북교류와 함께, 성장기 학생들에 대한 평화·통일 교육활동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대한 상세한 분석 자료는 다음 달 초 개최되는 황해평화포럼에 맞춰, 현장발표와 함께 인천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며, 오는 9월 말 기획연구과제 보고서로 출간된다.

/정찬흥 논설위원·인천일보 평화연구원 준비위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