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파주 등지 시대별 유산 다량 출토
선사시대 이전 생활흔적 잇따라 확인돼
'고양동 호랑이굴' 뗀석기·조선자기 발견
'대성동 마을' 연이은 발굴 추가조사 필요
▲ 호랑이굴 전경. /사진제공=고양시

 

▲ 대성동 마을에서 발견한 뗀석기. /사진제공=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경기북부지역에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고양과 파주에서 석기를 비롯 다양한 시대별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15일 고양시에 따르면 '고양동 호랑이굴'에서 선사시대 인류가 살았음이 확인됐다. '호랑이 굴'은 고양동에서 예로부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자연동굴로 고양동에 있는 대자산(정상 203.2m)에서 북동쪽으로 뻗어 내린 사면부 중턱에 위치한다.

고양 호랑이굴 정밀조사 결과 지표로부터 깊이 70㎝~1.3m 구간에서는 조선시대 자기와 도기편, 기와편 등이 소량 출토됐다. 그 아래층인 1.3~2.4m 구간에서는 구석기의 뗀석기 30여점과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 100여점이 나왔다.

구석기시대의 뗀석기는 맥암에서 석영을 채취하거나 강가의 자갈을 채집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종류는 망치돌, 격지(큰 돌에서 떼어낸 얇은 돌조각), 밀개 등이다. 출토된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는 대부분 토기의 몸체이며 입구와 바닥면도 일부가 포함돼 있다. 문양은 단사선문(짧은 금을 비스듬히 그어 나타낸 무늬), 어골문(물고기 뼈 모양과 같이 빗금들이 엇갈리게 겹쳐나간 무늬) 등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고양시 김수현 학예연구사는 “한반도 '편마암 지대 동굴유적' 중에서 선사시대 흔적이 확인된 것은 고양 호랑이굴이 국내 최초”라며 “고양 호랑이굴은 경기도에서도 처음 확인된 선사시대 동굴로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최북단 마을인 파주 대성동 마을에서도 다량의 유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DMZ문화·자연유산 종합실태조사'를 통해 대성동 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 구석기시대 석기를 비롯 다양한 시대별 유물을 발견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사냥하거나 물건에 구멍을 낼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찌르개 1점과 날을 세운 석기인 찍개류 1점이 출토됐다.

석기가 수습된 지역은 주변 일대보다 지대가 높은 구릉 정상부로 규암 석재가 다수 확인되고 있어 구석기 시대 뗀석기 등 유물의 추가 수습과 유적의 확인을 위한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구석기 시대 뗀석기 유물은 지난 2004년 개성공업지구 문화유적 남북공동조사 당시에도 1점이 발견돼 북의 고고학 학술지인 '조선고고연구' 2005년 2호에 사진이 수록될 만큼 남북 고고학계가 모두 주목한 바 있다. 대성동 마을의 서쪽에서 흐르는 사천(沙川)은 임진강 지류에 속하는데 이미 임진강 유역에서 적지 않은 수의 구석기시대 유적이 조사된 바 있다.

이밖에 대성동 마을 주변으로 8곳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유물 산포지)을 설정했는데 노출된 지표면에 고려~조선 시대의 유물들이 산재하고, 접근이 어려운 구릉에서도 봉분 등이 산발적으로 확인되고 있어 마을 대부분 지역에 매장문화재가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