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2019 회계연도 결산' 결과
4년 연속 순세계잉여금 '고공 행진'
특별회계 불용액·기금 종류 '과다'

 

 

인천시가 지난해 12조원을 넘게 거둬들였으나 제때 쓰지 않고 쌓아둔 돈이 9000억원에 달했다. 이월액 등을 제외한 순세계잉여금이 수년째 1조원 안팎을 기록하자 적정한 예산 편성과 계획성 있는 집행에 대한 지적도 되풀이되고 있다.

11일 인천시의회에 제출된 '2019 회계연도 인천시 세입·세출 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세입은 12조493억원, 세출은 10조4059억원이었다. 세입 규모는 2018년 10조2866억원에서 1조7627억원(17.1%) 늘었다. 세출 역시 8조4924억원에서 1년 만에 1조9135억원(22.5%) 증가하며 결산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살림은 커졌으나 세입액에서 세출액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1조64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이후 4년째 1조원대의 돈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결산상 잉여금에서 이월액, 보조금 반납금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남은 돈을 일컫는 순세계잉여금도 8929억원이나 됐다. 2015년까지만 해도 1894억원이었던 순세계잉여금 규모는 2016년 7675억원, 2017년 9585억원, 2018년 1조761억원 등 수년째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순세계잉여금 가운데 대다수인 7527억원은 특별회계에 해당된다. 경제자유구역사업(3027억원)·수도권매립지(2399억원)·상수도사업(1060억원) 등의 특별회계에서 지출되지 않은 돈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하도상가·공공폐수처리시설 특별회계도 집행 실적이 낮아 불용률이 90%를 넘겼다.

시의원과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결산 검사위원들은 의견서에서 “일반회계는 초과 세입이 발생한 만큼 정확한 세수 추계와 계획성 있는 집행이 요구된다”며 “특별회계는 집행 잔액이 과다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결산 검사위원들은 기금의 재정비도 주문했다. 재정 규모를 고려하면 다른 지역보다 기금 종류가 많고, 실적이 미미한 기금들은 설치 목적을 변경하거나,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남동산단 및 주변지역 악취방지시설 기금'은 2018년 시설 융자 사업을 위해 178억원이 마련됐으나 지난해 4억3100만원을 조성하고, 3400만원을 지출하는 데 그쳤다.

시가 관리하는 기금은 모두 16개로, 지난해 말 기준 1조3669억원 규모다. 결산 검사 의견서에는 “성과가 낮은 기금은 재정비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시됐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