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재연, 수중 발굴조사 착수
고려 개경·조선 한양 향하는 바닷길인
황해 중부해역 중심으로 유물 탐사

 

'제2의 영흥도선'이 모습을 드러낼까. 통일신라시대 선박인 영흥도선이 발견됐던 인천 앞바다를 비롯한 황해 중부 바다에서 수중문화재 발굴 조사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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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0일 수중조사 개시를 알리는 제사인 '개수제'를 시작으로 황해 중부 해역 문화재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4만여 점의 유물과 고선박 5척이 발견됐던 충남 태안 앞바다부터 서천·보령·당진, 경기 화성, 인천 등 고려시대 수도인 개경과 조선시대 수도인 한양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조사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들 바닷길 중에서도 주민 문화재 신고가 있었던 해역이 대상이다. 황해 중부 해역은 예로부터 유속이 빠르고, 암초가 많아 침몰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선 영흥도선이 발굴됐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섬업벌 해역 조사가 진행된다. 무인도인 섬업벌 주변은 황해 남부에서 중북부 해역으로 가려면 꼭 지나야 하는 항로였지만, 조류가 매우 강하게 흐르는 해역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0년 긴급 탐사를 시작으로 2012~2013년 섬업벌 해역에서 발굴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고선박 1척과 철제솥·도자기 등 900여 점의 유물을 발굴했다. 연구소는 2014년 발간한 '영흥도선 수중발굴조사 보고서'를 통해 “선체 구조 등이 경주 안압지 배와 유사하고 목재에 대한 탄소연대측정 결과, 연대가 8세기경으로 나왔다”며 “영흥도선은 지금까지 해양에서 발굴된 고선박 중 그 시기가 가장 앞서며 특히 통일신라시대까지 올려볼 수 있어 해양사·선박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영흥도선 발굴조사는 인근 해역에서 청자가 발견·신고되면서 이뤄졌다. 연구소는 이날 “황해 중부는 아직도 지역 주민들로부터 매장문화재 발견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해역”이라며 “고선박과 함께 수중문화재가 집중적으로 매장됐을 것으로 보이는 인천 섬업벌, 보령 삽시도 해역에 대한 공동 조사도 병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