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591만 가구로 추정된다. 국민들이 가장 많이 기르는 반려동물은 개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신규 등록된 반려견은 80만 마리였다. 2018년보다 443.6% 증가해 210만 마리의 반려견이 등록된 것이다. 이렇듯 옛날부터 개는 제일 먼저 가축화돼 인간과 가장 친한 동물로 오늘날 함께 살아가고 있다.

반려견의 양적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현행 제도를 살펴봤을 때 반려견에 대한 정책이나 교육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맹견 소유자의 정기 의무교육과 맹견 입마개 착용 등 안전과 관련된 규정들은 강화됐지만,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 필요한 에티켓이나 소양교육과 관련된 제도들은 여전히 부재하다. 본 의원은 과거와 달리 반려견에 대한 국민 의식이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소유주의 반려견 배설물 처리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반려견 배설물에는 구토와 발열, 설사를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을 비롯한 수많은 박테리아가 들어있기 때문에 적절한 처리가 매우 중요하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길가나 화단, 인도 등에 방치된 배설물은 비가 내리면 하수도로 흘러들어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고, 다시 그 물을 인간이 마시게 될 수도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반려견과 동반 외출할 때에는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고 배설물은 즉시 수거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럼에도 일부 비양심적인 소유자들로 인해 길거리나 공원, 동네 곳곳에서 반려견 배설물과 마주한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배설물 처리는 당연한 의무로서 누구에게나 인식되고 있지만 간혹 그 의무를 실천하지 않는 소유자들 때문에 반려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에 대한 처벌은 담당 공무원의 현장 불시점검이나 시민 신고를 통한 적발 외에는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개가 가축에서 가족이 된 오늘날 반려견 소유자와 미소유자 간의 반려견에 대한 인식의 간극은 많이 좁혀졌다. 그럼에도 반려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설물 처리와 같은 반려견 소유자의 준수사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반려견을 비롯한 반려동물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서 인정받고 포용받기 위해서는 소유주들의 적극적인 의무 이행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