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앙공원이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시청을 비롯한 공공기관과 주요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시민들의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터 잡은 중앙공원이다. 얼마 전, 시청 앞 구월동에 있는 3, 4, 5지구 공원을 연결하는 보행 육교가 건설되어 찻길을 건너지 않고도 보행 육교를 이용해 각 공원을 이동하며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8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되기 시작한 중앙공원은 총 9개의 작은 공원이 연계되어 있다. 구월동을 비롯해 관교동과 간석동에도 이어진다. 각 공원의 폭은 100m이며 전체 공원의 총 길이는 4km, 총면적은 35만4000㎡ 규모다. 9개로 만들어진 각 작은 공원마다에는 어린이공원, 휴식공원, 문화예술공원, 희망공원, 올림픽기념공원 등의 테마가 있으며 시청역을 비롯한 지하철역과 인접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올림픽을 맞이할 즈음 만들어졌으니 공원이 조성된 지는 대략 30여년 된 셈이다. 사람들은 인천의 명품공원이라고 찬사한다. 삭막하기 이를 데 없는 콘크리트 회색 도시에 예쁜 꽃들과 싱그런 초록 숲을 제공해 주는 자연공간인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질 터이다. 더구나 택지를 개발할 때 녹지비율이 요즘처럼 많지 않았을 때니 희소성도 크다. 도심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물론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자주 들러 본 중앙공원은 언제나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조경목들은 소박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서를 느끼게 한다. 요즘, 길거리나 공원에 심어진 꽃과 나무들이 서구적인 느낌을 주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중앙공원은 더 정감이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각 지구별 작은 공원마다 테마가 있다지만 별다른 특징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제별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조경과 조형물에 좀 더 정성을 기울였다면 한층 가치가 높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공원의 공간적 디자인이나 조형물이 테마의 상징성을 주지 못한다. 그저 비슷비슷한 공원으로 여겨질 뿐이다.

기왕지사 중앙공원 새 단장에 나섰다면 의미있게 변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공원이라고 하면 진정 어린이를 위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체험학습을 하고 야외스케치도 할 수 있는 공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는 위인들의 조형물 같은 것도 좋을 것이다. 인천의 역사를 알고 인천을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도 좋다. 현재는 어린이 존중과 별 관련 없는 조형물들이 조잡하다는 느낌이다. 문화예술의 테마를 가진 공원도 진정 예술인들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무슨 일이든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졸속으로 폄하되지 않도록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하는 일이 중요하다. 더구나 넓은 땅을 차지하는 공원은 사상누각처럼 쉽사리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많이 찾아 올 수 있고 인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상징적인 공원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진정한 명품공원은 인천의 얼과 가치가 담겨 있어야 하지 않을까. 9개의 작은 공원을 모두 연결하는 보행육교 계획은 뜻깊고 야심찬 기획이라고 평가된다. 거기에 더 보태보자. 테마별 공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재탄생된다면 대대손손 명품공원으로 보존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의 자랑이 될 인천 중앙공원을 기대해 본다.

 

최영희 시인·송도소식지주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