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한 호텔 승강기 회로기판 증발…경찰에 고발
운영사측 “승강기 훼손, 호텔운영 방해세력인 듯”
아무나 호텔 출입…하루 최대 450명 투숙객 불안

인천시 중구 영종의 한 분양형 호텔(객실 540개)이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이 생겼다.

한 호텔에 운영사가 여럿인 분양형 호텔의 제도적 빈틈이 애먼 투숙객들을 코로나19에 무방비 상태로 내몰고 있다.

이 호텔의 한 운영사 A사는 호텔 방문객과 투숙객들의 동선을 제어하는 승강기 안 회로기판이 없어져 3일 새벽 인천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A사 측은 전날 오후 호텔 내부를 잇는 승강기 8대의 회로기판이 통째로 사라졌거나 일부 회선이 없어졌다고 이날 밝혔다.

▲ 인천시 중구 영종의 한 분양형 호텔의 승강기 내 회로기판이 통째로 사라진 모습

회로기판이 사라진 승강기 6대는 현재 모든 층에 서는 제어불능 상태이고, 회선이 사라진 승강기 2대는 긴급 복구했다고 A사 측은 덧붙였다.

회로기판 증발로 배달원 등 외부 방문객조차 아무런 방역조치 없이 지하 1~3층 주차장 승강기를 통해 호텔 내부를 이용할 수 있다.

▲ 이곳 분양형 호텔은 지하 주차장 승강기를 통해 1층의 프런트의 코로나19 방역조치 없이 호텔 내부로 드나들 수 있다.

사고 발생 전 외부 방문객과 투숙객들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더라도 1층 프런트에서 손 소독과 발열체크를 했다. 이후 정해진 층수와 객실이 입력된 카드 키를 받아 호텔을 이용할 수 있었다.

A사 측은 금요일과 주말의 경우 운영 객실의 75%인 450여 명, 평일에는 30~35%인 190여 명의 투숙객이 호텔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사는 객실 수분양자들의 28억500천만 원 추렴으로 법인등록하고 전체 객실 540개 중 400개를 운영하며 수분양자들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 나머지 객실은 2개의 운영사가 별도 운영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호텔 운영을 방해하려는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승강기 회로기판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방역시스템의 구멍으로 투숙객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을까’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분양형 호텔은 2017년 문을 열었으나 수분양자-운영사간 임대료 미지급 갈등, 운영사간 운영권 갈등 과정에서 통제실이 폐쇄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편 중부서는 승강기 훼손 당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 TV를 지구대로부터 넘겨받아 분석에 들어갈 방침이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