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전 4실점 스리백 안정성 '흔들'
4경기서 1득점 공격력 아쉬움 여전
시즌 2무2패 11위…공수균형 시급

“올 시즌도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흐르는 듯 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초반부터 치고 나가겠다”던 애초 다짐과 달리 올 시즌도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은 무디고, 방패는 너덜너덜한 형국이라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

현재까지 4경기를 치른 인천(승점 2)은 2무 2패로, 1무 3패를 기록 중인 꼴찌 광주(승점 1)보다 한 계단 높은 11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5월31일 4라운드 포항과의 안방경기에서 1대 4로 대패한 인천은 분위기가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았다. 이런 추세라면, 임완섭 감독이 시즌 시작 직전 밝힌 목표(22라운드까지 승점 30)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인천은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임완섭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해 선보인, 스리백 전술을 통한 수비의 안정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임 감독은 시즌 직전 인터뷰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많은 슈팅을 만들어 내는 팀을 만들고 싶다. 이를 통해 '인천은 매 시즌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이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현실은 위태롭다.

2라운드까지는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어느정도 수비 능력을 보여줬지만, 3라운드에서 1실점, 4라운드에서 4실점하며 순식간에 무너졌다. 현재 인천은 부산(10위), 광주와 함께 K리그1 최다 실점(5실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 역시 여전히 무디다. 3라운드까지 무득점에 그치던 인천은 4경기만에 김호남이 올 시즌 첫 득점을 뽑아냈지만 '파검의 피니셔' 무고사는 침묵하고 있고, 장신 공격수 케힌데는 부상 중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인천은 4라운드까지 골(1)/유효슈팅(14) 비율이 7%(0.07)로, K리그1 12개 팀 중 최하위다. 골결정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은 35%를 기록 중인 포항(8골/23개의 유효슈팅=0.35)이다.

인천은 유효슈팅(14개) 수에서도 공동 10위에 그친다. 이 부문 1•2위는 울산(32개)과 전북(31개)이다.

임 감독은 1라운드부터 매 경기가 끝난 뒤 항상 “부족한 공격력, 빌드업의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5월31일 포항전의 경우 4경기 만에 처음 공격에 방점을 찍고 경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나쁘지 않았던 수비마저 크게 흔들리면서 1대 4로 대패하는 처참한 결과를 안았을 뿐이다.

임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홈이고 중요한 경기다 보니 오늘은 공격적으로 많이 준비했다. 그런데 초반 실점에 선수들이 힘들어 하며 실패했다. 내가 전략을 잘못 짠 탓”이라고 자책했다. 또 “(그동안)수비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공격이 취약했다. 그런데 공격을 하자니 수비가 약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또 다른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도 했다.

딜레마다. 결국 하루빨리 공수 균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인천은 이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실마리를 찾는 것은 임완섭 감독의 몫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