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정화원 전 의원과 동행
훈맹정음 창안 업적 되새겨

안내견 '조이'도 동반
“시각장애인 권리 찾기 최선”
▲ 29일 인천 미추홀구 송암박두성기념관을 방문한 김예지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이 안내견과 함께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박두성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점자를 익히지 않았다면 오늘 이 자리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제21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송암 박두성 선생 기념관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여성 최초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이 국회 입성에 앞서 큰 스승을 만나러 온 것이다. 인천 출신 위인인 박두성 선생은 한글점자인 훈맹정음을 창안한 인물로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린다.

이날 김 의원은 ㈔인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초청으로 기념관을 찾았다. 전직 최초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정화원 전 의원이 시각장애인 선배 의원으로서 김 의원과 동행해 의미를 더했다. 김 의원과 정 전 의원은 기념관과 유품 전시관을 참관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복지와 정책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었다.

김 의원은 “너희들이 눈은 어둡지만 배워서 너희들의 권리를 찾으라는 박두성 선생의 말씀대로 점자를 배워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훈맹정음 창안과 시각장애인 재활에 혼신의 힘을 다한 선생님의 업적을 발판 삼아 저 또한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아노 연주가인 그는 연주회와 각종 행사 참석을 이유로 인천을 수차례 방문했지만 이날 박두성 선생의 얼이 담겨 있는 장소에 오게 돼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안병배 인천시의회 부의장은 “송암 박두성 선생이 나고 자라신 인천 중구 율목동에 생가터가 방치돼 있다”며 “김 의원님께서 국회 활동을 하게 되시면 생가터 복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이 당선되자마자 안내견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논란은 우리 사회에 시각장애인에 대한 거리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인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관계자는 “아직 시각장애인들이 부딪히고 개선해 나갈 일들이 많은데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며 ”김 의원이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조차 없던 시대에 훈맹정음을 창안하신 박두성 선생님을 찾아뵙는 것은 임기에 앞서 의지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을 대변하는 일에는 당론과 정파를 떠나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싶다”며 “여러분들이 의견과 목소리를 내주시는 게 더욱 중요한 만큼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