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입국자 위해 2대 배치
11번째 확진자 이용 알려져 불안

장애인·관련단체 반발 이어져
운전자 휴일도 동원…피로감 호소

시흥시가 중증장애인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차량 일부를 코로나19 격리자 이송에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차량 운전자들은 주말 등 휴일에도 동원돼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시와 시흥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논란의 대상이 된 '희망 네 바퀴' 사업은 시가 지역 내 중증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2010년 5월 차량 2대를 시작으로 현재 32대가 수도권 전 지역을 대상으로 운행하고 있다.

당초 이 사업은 시흥시시설관리공단이 위탁받아 운영했으나, 시설관리공단이 도시공사로 전환되면서 지금은 시흥도시공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3월31일부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입국자들의 격리 이송을 위해 차량 2대를 배치, 운영해 장애인과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희망 네 바퀴 차량이 코로나19 격리 이송을 위해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도시공사에 항의하는 한편, 운행중지를 요구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3일 발생한 시흥시 11번째 확진 환자가 이 차량을 이용한 사실이 알려져 차량 운전사들이 감염 우려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체 차량 운전사 중 4명은 격리 이송을 위해 평일에 근무하고, 휴일도 4명이 오전, 오후로 각각 나눠 7시간씩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도시공사와 5월 말까지 격리업무를 하기로 했으나 6월 말까지 연기되자 반발의 움직임도 보인다.

장애인단체 종사자 A씨는 “4월까지는 이용자가 많지 않았으나 5월부터 이용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격리 이송업무가 6월까지 연기되면 정작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시공사 관계자는 “시에서도 장애인단체나 교통약자들의 요구하는 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최근 추경을 통해 격리 이송에 필요한 차량 예산(2억1000만원)을 확보한 만큼 차량 운전자들도 조만간 원래 업무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