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코로나가 진정 국면인가 싶더니 어제 또 새로운 확진자가 생겨나 다시 비상이다. 전 세계가 함께 겪는 전대미문의 재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 재난 속에서 인권과 민주주의와 안전에 대한 새로운 고민들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이런 중에 코로나로 겪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호소 또한 격해지고 있다. 여당에게 압승을 안겨준 지난 총선의 민심은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더불어 코로나 이후의 상황에 국회의원 의석수에 대한 핑계를 대지 말고 잘 해결하라는 기대와 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이 된다.

특히 그 기대에는 경제위기가 또 다른 재난이 되지 않도록 하라는 바람이 많이 섞여 있다. 특히 그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사람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위기가 올 때마다 제일 먼저 제일 많은 희생을 강요받았던 여성들은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다. 코로나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비정규직과 직접 대면 서비스업에 집중되어 여성이 피해의 당사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2020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임시 일용직과 시간제 노동자가 다수인 취업자 감소가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여성에게 집중되어 타격이 왔다. 숙박음식업은 100% 여성만 감소했고 교육서비스업은 여성취업자가 10만명중 7만명 감소했다. 제조업에서도 여성들만 감소했다.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다수가 여성이다. 그 결과 2009년 이래 처음으로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의 실업률을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일자리를 잃지는 않았지만 코로나로 학교와 복지관 등이 문을 닫자 돌봄 또한 여성에게 집중되었다. 취업자 중 일시휴직자가 126만명 증가했는데 이 중 여성이 84만4000명이다.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감소되며 독박 돌봄으로 쉬지도 못하는 현실이 바로 코로나 속의 한국 여성의 삶인 것이다. 코로나라는 재난 상황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어려움을 안겨주는 것은 마치 20년전 IMF의 악몽을 되새기게 해준다. 모두 어려운 줄 알았지만 여성에게 해고가 집중됐던 악몽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현실에도 정부의 대책은 눈감고 귀 막은 것으로 보인다. 많은 예산은 세웠으나 자본 중심적이고 일자리는 적게 만드는 정보통신업에 집중하거나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소리만 들린다. 재난지원금 신청자를 다수가 남성으로 되어 있는 세대주로 한다는 방침부터가 벌써 재난의 불평등에 눈 감은 것이 아닌가. 재난에는 차별이 있다. 더 심화될 수 있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공공의 역할이 요구되는 지금, 현실을 파악하고 제대로 대책을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