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39명 불과해 세심한 보살핌 가능
도예·뮤지컬·악기 '3락 교육' 감성 충전
맞춤형 영어수업·온라인학습 내실 강화
상담활동 등 상호 이해·배려심 함양 노력
▲ 상색초 학생들이 지난해 3월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 교사와 함께 차를 마시고 있다.

가평 상색초등학교에는 'DREAM'교육이 있다. 상색초의 교육목표인 'Dream'과 'Respect', 'Enjoy', 'Achive', 'Make with'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Dream은 꿈을 찾아가는 어린이를 의미한다. 자기관리역량과 심미적 감성을 키워 꿈에 다가가는 어린이를 만든다. Respect는 공동체 역량과 의사소통 역량을 키워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아는 어린이를 뜻한다. Enjoy는 지금을 즐기는 어린이, Achive는 날마다 성장하는 어린이, Make with는 마을과 함께 자라는 어린이다.

가평군 태봉산 자락에 있는 상색초는 상색리 마을 안에 자리 잡은 학생 수 39명의 소규모 학교다. 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없어 대다수의 아이가 외부에서 들어온다.

이런 환경은 상색초가 아이들을 하나하나 더 잘 살펴보고 마을과 밀접한 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모든 학생이 도예교실과 뮤지컬 교육, 악기 교육이라는 '상색 3락 교육'을 받아 초등시절을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준다. 여기에 마을과 함께하는 각종 프로그램과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도 상색초의 장점이다.

 

▲전용 도예실과 인문학 감성을 높이는 상색교육

▲ 상색초 학생들이 도예수업을 받고 있다.
▲ 상색초 학생들이 도예수업을 받고 있다.

 

상색초 한쪽에는 아이들이 만든 도자기를 구울 수 있는 가마가 있다. 전기로 작동하는 가마는 아이들이 만든 도자기와 친구의 얼굴 등을 구우며 아이들의 '추억 만들기'를 돕고 있다. 상색초 건물 안에는 8년째 도예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만든 각종 도자기와 공예품이 곳곳에 장식돼 있다.

소규모로 진행돼 보다 밀접하게 진행하는 뮤지컬 교육과 1인1악기 교육도 상색초의 장점 중 하나다.

올해에는 '가평형 예술꽃 씨앗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상색초는 문화예술기획자와 학생이 만나는 예술꽃 씨앗학교를 운영하며 특히 지역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씨앗학교에서 배운 음악 등을 마을과 함께 나누는 공연으로 선보이고, 도자기와 각종 예술작품 등을 마을 산책로 등 곳곳에 걸어 상색리 마을을 아이들이 뛰노는 마을로, 생기가 넘치는 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전문작가와의 만남 등 체험학습을 추진해 인문학 감성을 높여간다.

 

▲체계적인 영어 교육과 온라인 수업

상색초의 또 다른 장점은 원어민교사가 1:1 맞춤형 영어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영어교육에 대한 지역적 여건이 도시보다 불리한 상색초는 학교만의 영어교육 로드맵과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원어민교사와 아이들은 주기적으로 1:1 화상 영어 대화를 하고, 영어 온라인 가정 학습 프로그램도 각각 아이들에게 맞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그러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기대와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온라인 수업에서의 강점도 발견했다.

상색초는 휴업 기간 중 가정 학습 지원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 가정방문형 학습 지원을 했다. 월요일에는 교사들이 각 가정을 돌면서 일주일간 학생들의 학습 플랜과 함께 학습지, 문제집 등의 학습 자료뿐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집 안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소소한 놀이기구 및 블록, 식물 키우기 키트 등을 제공했다. 금요일에는 학생들의 학습 결과물을 수거해 담임 교사가 1:1로 피드백했다.

특히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 △zoom을 활용한 화상 수업 △e학습터, 온라인클래스, 구글 클래스룸 등의 원격 수업 플랫폼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zoom을 활용한 화상 수업은 인사와 아이들의 건강체크, 출석 확인 등의 간단한 만남을 시작으로 수업 전반에 운영하기도 했고, 화상 수업 중 필요한 영상과 자료를 아이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원격 수업 플랫폼은 선생님의 선택권을 보장해 보다 내실 있는 수업이 진행되도록 했다.

서현경 교무부장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손쉽게 접근 가능한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었다”며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직접 가정의 컴퓨터에 앱을 깔아주거나 가입시켜 주기도 했고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폴더별로 정리해 1학년 전원에게 대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로 도와주고 토닥여주는 '상색교육'

▲ 상색초 학생들이 직접 운동회 현수막을 만들고 있다.
▲ 상색초 학생들이 직접 운동회 현수막을 만들고 있다.

 

상색초에는 '도토리(서로 도와주고 토닥여주는 우리) 교육'이 있다. 서로 알아가고 함께하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매년 3월에는 학급 세우기 주간으로 '봄볕학교'가 열린다. 담임 교사의 디자인에 따라 반별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다.

아침맞이 활동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차를 마시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다양한 활동과 대화 시간 등을 의도적으로 넣어 학급 공동체에서 함께 만들어가거나 지켜야 할 일 등을 정한다. 그러면서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한다.

교내에서 발생하는 갈등에는 지속적인 상담활동을 한다. 타인과의 관계만큼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중요한 가치라는 관점에서 진행하는 상담은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전문 상담사와 함께 학생들이 평화로운 공동체 운영과 자존감에 대한 덕목을 키우고 집단 상담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감정과 정서를 공유, 해소할 기회를 준다.

매년 12월에는 나눔 활동의 시기다. 한 달간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부모가 참여하는 일일 찻집을 운영하고 수익금을 지원 단체에 학교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으며, 바자회를 병행 실시하기도 한다.

탄탄한 동문회도 상색초의 장점이다. 상색초 동문회는 입학하는 아이들과 졸업하는 아이들, 전학 오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각종 동문 행사도 활발히 열어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돕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사진제공=가평 상색초등학교

<인천일보·경기도교육청 공동기획>

 


 

'생동감 있는 학교' 변신 구슬땀

▲ 상색초 학생들이 기타 연주를 하며 배운 악기 실력을 뽐내고 있다.
▲ 상색초 학생들이 기타 연주를 하며 배운 악기 실력을 뽐내고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에서 시작한 경기도 혁신학교가 어느새 10년을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상색초 또한 혁신학교에 대한 고민이 깊다.

상색초가 혁신학교를 시작한 계기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였다. 감소하는 학생 수를 늘리고, 좀 더 생동감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혁신학교를 운영하는 과정에서는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했다. 공공성(혁신 철학의 기본 바탕), 민주성(민주적 생활 공동체), 윤리성(윤리적 생활 공동체), 전문성(전문적 학습공동체), 창의성(창의적 교육과정) 등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방향은 학교가 해야 하는 모든 일과 연관돼 있었는데, 교직원 등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그저 혁신 행사를 진행하는 화석화된 혁신학교에 머물 수 있었다.

이런 고민이 이어지며 탄생한 상색초의 혁신 교육 철학은 '주저 없이 꿈꾸는 아이들'이다.

상색초는 안전한 환경과 기회, 자존감 향상 등을 목표로 교육과정 전반을 수정했다. 키워드는 지속성과 생각하고 표현하기, 바탕 다지기다.

그간 운영해오던 도예교육과 뮤지컬교육, 1인 1악기 활동을 지역과 함께하는 예술활동으로 확대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예술적 감성의 성장, 기회 부여, 마을 속 학교 만들기 등의 의미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예술과 지식, 사고 확장, 건강한 신체가 골고루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인 관심도 기울여 아이들의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키우도록 했으며, 학교와 학생의 상황과 특성에 맞춘 '바탕을 다지는 교육'은 아이들의 기본 학력과 자신감의 바탕을 마련하도록 했다.

서현경 교무부장은 “2020년도에도 우리는 할 일이 많다. 혁신학교의 기본 철학이 그러하듯 모든 활동의 근간은 관계와 대화이며,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이 성장하는 선택을 함께 고심하겠다”며 “한 걸음 더 성숙해지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의식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다른 학교 베끼기 식 혁신을 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학부모 자발적 동행 학생들 색다른 추억

 

▲ 상색초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가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 상색초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가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학교 체육관에서의 1박 2일, 학부모와 함께하는 가을 나들이, 책 읽어주는 어머니, 부모와 함께하는 보드게임'

상색초에서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주인공이다. 학교는 학부모들과 함께하는 가을나들이와 바자회를 열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하는 각종 행사를 마련한다.

가을나들이는 인근 마을 근처로 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마을을 알아가고,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주변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12월에 열리는 바자회는 이런 마을과 학부모들의 소통이 가장 커지는 자리다.

학부모들이 요청해 하는 참여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에는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캠핑을 하고 싶다고 해 체육관을 빌려주기도 했다. 학생들의 추억 쌓기는 물론 학부모도 아이들의 친구와 다른 학부모를 자연스레 만나 교우관계를 쌓아간다.

'책 읽어주는 어머니'는 매주 목요일마다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며, 부모와 함께 젠가 등 보드게임을 하기도 한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