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쇼크는 인류 문명사에 상상 초월의 충격을 안겼다. 인류는 코로나 이후 전혀 다른 형태의 변화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구촌 전 인류를 삽시간에 감염시키고, 수십만의 인명 피해를 입혀 패닉상태로 몰아넣었다. 21세기 최정점의 과학문명 금자탑이 사상누각이 되는 정신적 좌절의 충격을 우리 모두는 목도하고 있다.

어쩌면 물리적 전쟁의 역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미생물 바이러스와의 끝없는 전쟁의 역사일지도 모른다. 인류에게 가장 위협적인 것은 핵무기가 아닌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총, 칼의 무기를 사용하는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재앙을 야기하고, 앞으로도 인류를 끝없이 위협할 것이다. 빌 게이트도 “진화하는 바이러스로 인해 앞으로도 10억명의 인류가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3년 전 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을 경고했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 및 변이를 통해 생존해왔다.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 등의 전염병은 원래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이가 되지 않았으나 '인간의 자연파괴, 무분별한 동물 포획'으로 인간으로 전이가 된 것이다.

우리는 물리적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 숫자가 더 많다는 것을 잊고 살아간다. 21세기 초 연결사회가 된 전 지구촌의 구석구석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설상가상 언제 종식될지조차 가늠할 수 없다.

더 위협적인 사실은 과학이 발달할수록 바이러스 또한 진화를 거듭해 새로운 돌연변이로 거듭나고, 인류를 지속적으로 위협할 것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파괴적 바이러스를 완전히 정복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이 神이 된다”는 유발 하라리의 말은 공상에 불과하다. 과학과 의학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거듭 진화하는 바이러스를 인간이 완전 정복할 수가 없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인명피해를 계기로 온 인류는 뼈에 뼈를 깎는 교훈을 새겨야 한다.

첫째, 인류의 오만과 독선을 버려야 한다. 이것이 고쳐지지 않는 한 바이러스는 지속적인 진화를 통해 인류를 괴롭힐 것이다. <창백한 푸른 점> 책 저자 칼 세이건은 “먼지 티끌같이 작은 점에 서식하는 1000만 여종의 생물 가운데 오직 한 생물을 위해 온 우주를 창조했다는 사실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구 모든 생명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보존해야 한다.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국제기구의 재탄생이다. WHO가 무기력 상태에 있다. 초 연결사회에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국가를 초월한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 정보공유·투명성·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구로 재탄생해야 한다.

셋째, 신속한 초기 대응이다. 작은 불씨 하나가 산림 전체를 초토화시킨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지막으로, 자연을 거스르는 인간의 비인간적 사고를 고쳐야 한다. '콜럼버스의 달걀' 일화에 따르면, 타원형인 달걀을 바로 세우는 내기에 참여한 콜럼버스는 바위에 달걀을 내리쳐 바로세웠다고 한다. 이렇듯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행위가 계속되면 제2, 제3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발생해 인류에 위협이 될 것이다.

위기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엄습한다. 항상 숨어 있는 위험요소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

 

오창식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