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평양의 장마당들에서 산나물 판매가 한창이다. 평양의 남새(야채)는 주변 협동농장들에서 공급한다. 1995년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은 평양의 남새공급을 바꾸어 놓았다. 김장철에도 중앙당, 군대, 과학자, 연합기업소와 같은 중앙기관들이나 국가의 남새 공급망을 사용 할뿐 대부분의 평양 인민들은 직장별, 개인별로 자급자족한다.

국가의 남새 공급망이 줄어들면서 협동농장과 개인들의 자유로운 남새 판매망이 그 자리를 채웠다. 남새의 품질이 좋아졌고 품목도 다양해 졌으며 시장에서 아무 때나 수요에 따라 구입 할 수 있게 되었다.

신기한 것은 개인들이 채취하거나 재배한 북한전국의 농토산품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진입하여 톡톡한 재미를 보는 것이다. 육고기, 물고기, 식용유, 약초 등 다양한 개인생산 농토산품들 중 제철 산나물판매가 짭짤하다고 한다.

개인장사가 불허되었던 시기에 평양을 비롯한 도시인민들은 협동농장들에서 햇남새가 출하되는 6월까지는 작년에 담가 놓은 김장김치에만 의존해야 했다. 때문에 노동당은 인민들의 영양균형을 맞추기 위해 전당, 전민, 전군이 온실 남새하우스와 잉어, 초어를 비롯한 민물 양어장 운영을 독려했다.

그러나 지금은 버들가지가 피어나는 초봄부터 냉이, 민들레, 쑥, 질경이, 보봉개를 비롯한 다양한 산나물들이 장마당은 물론이고 도시 곳곳을 파고들어 온다. 평양으로 들어오는 산나물도 브랜드화 되어가는 추세이다. “백두산 산나물” “묘향산 산나물” “금강산 산나물”과 같이 지역별 브랜드를 붙여 경쟁력을 보강한다.

평양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주변 위성도시인 평성시에 각 지역 산나물들이 집합되고 평양의 유통업자들이 새벽에 대형트럭으로 싣고 들어간다. 자금력이 생긴 야채사업가들은 백두산과 같이 거리가 먼 지역들에서 냉동컨테이너와 진공 포장기를 사용해 운송한다.

북한이 1980년대 송이버섯과 산나물을 대량으로 일본에 수출하면서 배운 경험과 기술이 국내시장에 도입된 것이다.

백두산 산나물이 서울 가락시장에 입하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확신한다.

 

임영선 이북9도민정착위원회 사무총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