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발생한 감염병 `코로나19'로 전세계는 한 번도 걷지 못했던 길을 가고 있다. 관계성을 무너뜨리고 교류에 높은 벽을 치도록 한 이 감염병은 세계경제를 순식간에 얼려버렸다. 감염병에 갇힌 세상은 마침내 인간에게 전통적 삶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증유 길은 언제나 두렵고도 아득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길에서 새로운 희망과 속 깊은 배려의 싹을 틔웠다. 육신을 갉아먹힐지언정 감염병 현장으로 몸을 내던진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지독한 열정에 우리는 눈물을 흘렸다. 나보다는 먼저 남을 생각하는 시민의식은 성숙단계를 한층 끌어올렸다. 너 나 할 것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통을 기꺼이 삭혔다. 나 쓰기도 부족한 마스크를 건네며 서로의 등을 쓰다듬었다. `코로나19' 위기에 가장 뛰어난 특효제는 우리 모두의 희생이었다. 그러기에 대한민국은 다른 국가들에서 볼 수 없던 성공적 대응을 일궈냈다.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의 국민성을 드높였다. 하지만 자만하고 안도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의 여진은 조용히 계속되고 있다. 지령 9000호를 맞아 인천일보는 코로나19에 맞서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5개월간의 취재 사진으로 `덕분에' 수어를 표현했다. /글·사진 양진수·이상훈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