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현대인의 내밀한 도덕적 감성의 충돌
▲ 안원태 '청풍동대나무' /사진제공=서담재갤러리

사군자 중 하나인 대나무를 전통수묵으로 표현하여 현대인의 도덕성을 성찰하는 동양화가 안원태 작가의 개인전이 22일부터 6월5일까지 인천 서담재갤러리에서 열린다.

400호 대작을 포함, 20여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안원태 작가가 현대적 기법으로 다양하게 재해석되어왔던 대나무를 어릴 적 학습한 도덕적 가치와 성인으로 성장한 현대인의 내밀한 도덕적 감성의 충돌로 그려낸다.

농묵, 중묵, 담묵의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안 작가는 '명륜동청풍(明倫洞淸風)'이라는 대나무 작품을 통해 지속해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왔고 심지어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반영하는 숨겨진 가면이라고 한다. 작가는 굵고 반듯하게 솟은 대가 아닌 가늘고 여린, 미풍에도 커다란 흔들림을 보여주는 잎이 무성한 대나무의 정상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변의 영향을 항상 받으며 살아가는 시대의 어긋난 군중심리에 스스로 위로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가슴 속 대나무를 품고서 살고자 하는 작가 자신의 내면에 부는 바람을 나타낸다.

안 작가의 이전 작품들은 OMR 카드를 바탕재로 사용하고 그 위에 수묵채색 기법으로 대나무를 그렸다. 바탕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는 동양화가로서 화선지와 OMR 카드의 병행은 매우 이질적인 바탕재의 전환으로 전통적 회화방식에 맞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나 작품제작의 표현방법이나 화폭에 담긴 동양적 심성은 매우 한국적이며 한층 더 깊은 감성적 성찰을 엿보게 한다.

안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언제나 흔들리는 것은 마음이다/ 그런 적 없다고 저 아래로부터 시치미 떼지만/ 어느덧 무리가 되어버린 어지러운 혼자였다/ 곧게 솟은 어릴 적 꿈을 답안지에 적고자 하지만/ 술래는 나를 찾지 못하고/ 하얗게 만들어진 대나무를 품고/ 심장은 혼자 걷는다'고 밝혔다.

작가 안원태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에서 학위를 받고 박사 논문으로는 <觀.味.悟를 통한 수묵조형연구>가 있다. 개인전 18회와 다수의 단체전과 2020 LA ART SHOW 등 다수의 아트페어에 초대됐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