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교량 포함된 19.8㎞ 구간으로 5개 대안 중 통과면적 가장 넓어
환경단체 “검은머리갈매기 서식에 치명적”…정부, 내달부터 주민설명회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가운데 유일하게 착공되지 않은 인천~안산 구간이 송도 갯벌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2029년 완공된다. 정부는 습지보호지역인 송도 갯벌을 우회할 수 있는 노선을 검토하고도 “환경에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서식지인 현재 노선을 택했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제2순환선 인천~안산 구간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 공고를 내고, 다음 달부터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고속도로는 인천 중구 신흥동과 경기 시흥시 정왕동 사이의 19.8㎞ 구간을 연결한다. 노선 대부분인 14.57㎞는 해상 교량으로 건설된다. 사업 기간은 2029년까지다.

총 사업비는 타당성 평가 과정에서 1조4875억원에서 1조6679억원으로 1800억원 정도 증액됐다. 당초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됐던 인천~안산 고속도로 건설은 지난 2018년 정부 재정사업으로 전환됐고, 같은 해 예비 타당성 조사도 통과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습지보호지역이자 람사르습지인 송도 갯벌이 계획 노선에 편입되면서 환경 교란과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현 노선을 포함해 송도 갯벌을 우회하는 노선과 해저터널까지 5개 안을 검토했다. 사업 규모가 가장 큰 해저터널도 예상 공사비가 1조7655억원으로 예상되면서 노선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송도 갯벌 통과 면적이 가장 넓은 지금의 노선이 결정됐다. 국토부는 “람사르습지 구역을 일부 저촉하나 관계기관 의견과 도로 기능 향상, 이용객 편의, 송도국제도시와의 적정한 이격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노선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송도 갯벌 편입 면적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노선에 반대했던 인천시도 이런 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송도 갯벌은 지난 2009년 해양수산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2014년 국제협약인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특히 인천~안산 고속도로가 건설되는 구간은 멸종위기 2급 보호종인 검은머리갈매기 서식지이기도 하다. 송도 11공구 매립 과정에서 송도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것도 검은머리갈매기 때문이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고속도로 건설로 검은머리갈매기는 번식과 먹이 활동에 치명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제협약으로 갯벌을 보호한다고 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진다. 도로 기능을 살리면서도 송도 갯벌을 지키는 노선을 충분히 강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공사로 발생하는 환경 교란과 영구적 구조물 설치로 서식지 면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저감 대책을 수립·시행할 경우 인근에 유사 서식지가 분포해 개체 수 급감과 같은 악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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