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박물관·수원화성박물관 공동기획
수원화성 건설 총괄·개혁 실천 등 조명
행적 기록 필사본 '번상행록' 최초 공개
▲ 체제공 초상화. /사진제공=실학박물관


조선후기 개혁의 실천에서 뚜렷한 위상을 차지했던 재상 채제공이 실학과 함께한다. 변화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책으로 추진한 채제공은 오늘날 시대가 원하는 인물로 손꼽힌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과 수원화성박물관은 명재상 채제공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기획했다.

양 기관은 '정조대의 명재상 채제공과 실학'을 주제로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실학박물관에서 19일부터 8월23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9월3일부터 10월25일까지 차례로 열린다.

번암 채제공(1720~1799)은 조선 시대 정조 연간에 남인(南人)의 영수로 활약한 문신이다.

공동기획전에는 채제공의 초상과 정조가 내린 우의정 임명 비망기 등 유물 30여점과 관련 영상들이 전시된다.

전시는 크게 4부로 구성된다. 1부는 채제공의 출신 배경과 정조 연간 재상으로서 남긴 행적을 다룬다. 그가 18세기 남인 세력의 영수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을 전시로 풀었다. 2부는 실학과 채제공의 학문적 관련성에 주목한다. 실학자 정약용의 '죽란시사' 관련 유물과 이가환의 '금대전책'에서 채제공과 실학자와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다.

3부는 시대 변화를 읽은 관료로서 채제공의 활동을 조명했다. 채제공의 대표적 공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육의전 등이 점유한 특권적 상업 독점권을 폐지한 신해통공(辛亥通共)과 정조 시대 최대 국책사업이었던 신도시 수원 화성 건설을 총괄한 것이다.

4부는 '채제공, 그림과 기록으로 남다'라는 섹션으로 보물로 지정된 그의 초상과 문집 '번암집'이 간행되기까지의 과정을 짚는다. 이번 전시에서 채제공의 행적을 기록한 한글 필사본 '번상행록'이 최초 공개된다.

실학박물관 관계자는 “채제공은 소외당하던 영세민과 지방민을 포용했고 변화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책적으로 추진했다”며 “오늘날 지나친 명분론과 헛된 이념의 시대를 반성하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 시대가 그런 인물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채제공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