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독특한 고유종' 20대들이 살아가는 방식

“베이비붐 세대, 486세대, X세대, 88만원 세대 같은 '어쩌고저쩌고 세대'식의 구분이 유행한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사람 열 명이 있으면 꼭 열 개의 방식이 있는 것이 인생이겠지만, 세대 구분에서만큼은 어떤 형태로든 특별한 일관성 또는 경향성을 기준 삼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90년대에 태어난 지금의 20대 청년들을 이른바 '세대적 담론'에 끼워 넣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예의 다면성으로 말미암아 '90년생은 대개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부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6쪽)

세대 담론의 핫이슈, '90년생'이 대단한 키워드인 양 자리 잡은 오늘의 상황은 '우리는, 그들은 이런 세대지'하는 객관화를 시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더 깊이 들여다보거나 더 멀리 나아가진 못했다.

갈라파고스는 중남미 에콰도르 영해에 있는 군도다. 언뜻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열아홉 개의 섬들은 찰스 다윈이 진화론에 관한 기초조사를 한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유인즉 각각의 섬들이 대륙과 격리된 환경적 특성을 가졌고, 그 덕분에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고유종이 많았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 세대'는 '다르다는 것 자체가 세대를 정의하는 특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발상에서 나왔다. 정의할 수 없다면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 곧 공식이 되는 것처럼 다양한 단면을 가진 90년생이 일군 '자기만의 섬'은 누군가 기대하고 예상한 어른의 전형과는 질적인 차이가 있으며 또 제법 견고하다. 제3자의 예상과 판단에서 더 나아가 깊이, 멀리 바라볼 차례다.

1994년생인 지은이는 만 스무 살에 콘텐츠 기획자로 스카우트되면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퇴사 이후에는 IT 회사를 창업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획하고 출시했지만 2년 뒤 경영난으로 폐쇄했다. 이후 여러 온라인 매체에 칼럼 및 수필을 기고하면서 프리랜서 작가 생활을 했다. 2019년 7월에 수필집 <역마>, 9월에 <사랑하기 좋은 계절에>를 출간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