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마스크를 쓴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 쪽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어수선하다.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검사를 받는 인파도 줄을 잇고 있다. 북한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북한의 공식입장은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난 1일 개최된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장면은 북한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상에 있는 지도부를 제외하곤, 준공식에 참석한 북한 주민 모두가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 장면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보도됐다.

북한 당국의 공식입장과는 달리, 비공식채널을 통한 민간차원의 방역장비 지원요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민간단체 여러 곳이 방역장비를 보내기 위한 남북협력기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확인했다.

일부 민간단체는 공개적으로 '북한 방역장비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10년째 북한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온누리사랑나눔(이사장·전병재)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방역복 지원'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코로나19를 혼자의 힘으로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방역장비 지원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유나이티드꼬레아연구소(이사장·김원웅 광복회장)는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최병남 연구소 고문은 “미국에도 마스크 2백만 장을 보내는 마당에, 힘겹게 버티고 있는 북한 민족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당장 마스크라도 먼저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9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북한에 코로나19 방역용 마스크 150만 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회성 지원으로는 북한의 방역장비 부족실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민간단체의 지원요청을 받은 통일부나 인천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시 남북교류협력 업무담당자는 “민간단체를 지원할 경우, 북한에 물자가 제대로 전달되고 이 경로를 통해 향후 지속적 교류가 가능한 지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찬흥 논설위원·인천일보 평화연구원 준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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