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거닐다:백영수 1922-2018'

수원 태생…이중섭 등과 동반 작품활동
문화예술 은관훈장 수훈…2018년 타계

8월9일까지 시립미술관서 회고전 개최
작업공간 복원·연대별 작품105점 전시
▲ 백영수 '녹음'

 

▲ 백영수 '가족 '

 

▲ 백영수 '장에 가는 길'


수원 태생의 작가 백영수의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전시 '백년을 거닐다:백영수 1922-2018' 展이 12일 시작됐다.

코로나19로 휴관에 들어갔던 수원시립미술관이 12일 다시 문을 열고 오는 8월9일까지 백영수 회고전을 이어간다.

백영수는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이중섭 등과 함께 '신사실파'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특유의 서정적이면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백영수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100여 회의 전시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다 2018년 타계했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은관 훈장을 수훈하면서 그 공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 아틀리에와 아카이브 전시가 이뤄지는 1부 '백영수의 삶을 거닐다'와 105점의 작품이 연대기별로 전시되는 2부 '백영수의 작품을 거닐다' 등 2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백영수의 삶을 거닐다'에서는 백영수의 삶과 창작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이 운영된다. 2018년 타계 이후부터 정리한 연보와 사진, 개인전 및 단체전의 브로슈어와 도록, 보도기사 등을 통해 그가 남긴 궤적을 살펴본다.

전시실 중앙에 조성된 아틀리에는 백영수가 2011년 귀국해 머무른 자택이자 작업실인 의정부 백영수미술관의 일부를 옮겨 재현한 것으로 그가 실제 그림을 그릴 때 사용했던 이젤과 깔개, 물감, 붓, 의자 등이 함께 전시된다. 특히 아틀리에 재현 공간 한 켠에 둔 CD플레이어는 백영수 작가가 생전 오랜 시간 작업을 하는 것을 우려한 그의 아내이자 백영수미술관 관장인 김명애 관장이 놓아 둔 것으로 한 곡의 음악이 마칠 때마다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전시장에는 1998년 파리 아틀리에에서 촬영한 '모성의 나무'와 2001년 작품 '귀로'를 제작하는 장면이 담긴 기록 영상과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비롯, 김명애 백영수미술관장,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등 작가와 깊은 친분이 있던 인물들이 기억하는 백영수의 일화가 담긴 인터뷰 영상을 상영한다.

2부 '백영수의 작품을 거닐다'에서는 194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된 백영수의 작품 105점을 연대기별로 감상할 수 있다. 각 시기별 백영수 작품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가 고유의 화풍을 만들어가기까지 탐색과 발전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특히 작업에서 주요 소재로 쓰인 '어머니와 아이', '누워서 휴식하는 소년', '마당과 집', '고개를 기울인 인물' 등 그만의 독특한 소재 양식들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다. 또 1960년作인 '녹음'에서처럼 백영수 작품의 특징 중의 하나인 '다양한 시점'을 볼 수 있는 작품들도 전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전시장 내부 공간의 디자인은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전시장은 다락과도 같이 높은 곳에 머무르며 아래를 내려다 보기를 즐겼던 백영수 작가에게서 영감을 받아 높은 층고에서도 작품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테라스'를 조성했다. 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특징이기도 한 2, 4 전시실의 높은 사선 벽면을 활용하고 아치형 창의 형태로 전시장 가벽을 곳곳에 뚫어두어 창을 경계로 다양한 시점에서의 작품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김찬동 관장은 “이번 전시가 수원 출신이자 신사실파 동인으로만 알려진 작가 백영수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해 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수원시립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