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부터 고향 인천서만 '연극밥 50년'
돈 안돼 하나 둘 돌아설 때 묵묵히 활동
이국적인 마스크로 영화·광고 출연도
올 문학산 배경 뮤지컬 '구미호뎐' 준비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쉽게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연극은 그런 것이지요.”

송인혁 극단 '피어나' 대표이자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인천시지회 회장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극 밥을 먹었다. 지금 65세가 되었으니 연극판에서 50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기회가 조금 더 많은 서울에서 활동하라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한평생 인천에서만 연극을 한 것은 고향인 인천이 좋아서였다.

'피어나'는 인천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정통 작품을 공연하는 인천만의 극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극의 도시 인천에서 연극계 대선배로

1990년 전국 최초의 공립극단이 인천에서 탄생한 만큼 인천의 연극 역사는 유구하다.

“인천에서 처음 생긴 극단 '엘칸토'가 1980년도 창단했는데 여기를 포함해서 활발하게 활동을 했어요. 그러다가 3년 전부터 극단 '피어나' 대표를 맡아 하게 됐지요.”

'나그네의 설움', '블랙코메디', '먹장구름 속의 통곡', '호텔보이는 무엇을 보았나요?' 등 출연작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올해는 문학산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창작 뮤지컬 '구미호뎐'을 준비 중이다. 삼국시대를 인천에서 나온 구미호 이야기다.

“재작년 김화산 인천시립극단 단무장의 총감독으로 선보였을 때 반응이 아주 좋았죠. 올해도 계획 중이긴 한데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단원의 연습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송 대표는 영화에도 출연한다. 드라마와 영화, 광고에 여러 차례 얼굴을 보였다.

“이국적인듯 독특한 마스크 때문인지 국방부 영상이나 CF에서 섭외가 옵니다.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후배들이 마음 놓고 연극할 수 있는 날 오길

평생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살아온 송인혁 대표가 말하는 연극은 참 고된 직업이다. 신나게 하는 것만큼 수입이 따라주질 않기 때문이다.

“연극이 좋아 시작한 사람 중에 너무 힘들어 떠나는 이가 절반 정도 됩니다. 나머지 절반은 무대에서 연기할 때 관객들이 박수치고 웃어주는 것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어요.”

그는 후배 양성을 위해 시나 문화재단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결국은 좋은 작품을 제작해 연극 팬인 시민들을 충족시키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지요.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연극무대에 설 생각입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