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내 장난감 배치 전교생 개방
어려운 곳 아닌 아이들 품는 장소로

매년 2월 워크숍 진행 1년계획 설계
지역 인프라 활용한 현장교육 활발
교내 현수막 학생이 직접 만들기도

 

 

▲ 성남 탄천초등학교 전경.

 

▲ 학부모회 `하이파이브데이' 행사.

 

▲ 한만정 교장
▲ 한만정 교장

 

성남 탄천초등학교는 교직원의 합의를 이끌어 학교만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그중 빼어야 할 것과 더해야 할 것을 찾아가는 것을 목표로 2014년 3월1일 혁신학교 지정을 받았다.

탄천초등학교는 활발한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활동으로 학년이 연계되는 탄탄한 교육과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이 일어나고 있다.

혁신학교는 학교와 교실의 문화를 쇄신하고, 학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구성원의 합의로 만들어 가는 체제다.

또한 아이들의 인성과 창의성을 기르는데 최적화돼있고 구성원 간의 공감을 끌어내 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좋은 시스템이기도 하다.

 

 

 

▲2월 교육과정 워크숍

▲ 매년 2월 실시되는 교육과정 워크숍.
▲ 매년 2월 실시되는 교육과정 워크숍.

 

튼튼하고 효율적인 건물이 되기 위해 설계가 중요하듯 학생들의 바른 성장에 필요한 학교 교육의 설계가 중요하다. 이에 탄천초등학교는 매년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 2월에 2주 이상 교육과정 워크숍을 통해 1년의 교육과정을 구체적인 설계를 하고 있다.

혁신학교의 중심은 전문적 학습공동체에 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학년 교육과정, 수업의 설계와 운영에서부터 학교의 생활교육,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위한 교사들의 학습조직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 과정의 근간이 되는 것이 학교의 비전 공유다.

한만정 탄천초등학교 교장은 “2월 초 부장 워크숍을 시작으로 2월 중순 전체 교직원 워크숍을 통해 새 학년을 설계한다”며 “그 자리에는 전입 교사들도 함께해 서로의 마음을 열고 알아가며 학교 비전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성장을 지원하는 성남형 교육

성남에는 지역 거버넌스를 통한 교육공동체를 구축하고 학생 중심, 현장 중심 교육 실현을 위한 협력모델 `성남형 교육'이 있다. 성남시가 예산 지원과 제도를 마련하고 성남교육지원청이 학교사업운영 지원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성남형 교육 지원단'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 특성화 사업을 운영해 학교 교육을 지원한다.

탄천초등학교는 성남형 교육과 학교 교육의 연결고리를 잘 꿰어 `학생자치회와 학부모자치회', `학년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학습', `Book극성 독서동아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성남형 교육 중 하나인 지역 특성화 사업에서는 학년의 교육과정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는데 1학년은 학습도우미 지원, 2학년은 찾아가는 성남FC 축구교실, 3학년은 수상안전사고에 대처하는 생존 수영과 시민의식 함양을 위한 행정기관과 문화시설탐방, 4학년은 민주시민교육과 환경보전 의식 함양을 위한 환경교육시설 견학, 5학년은 환경체험 학교와 목공체험, 성남FC 탐방, 6학년은 심폐소생술과 찾아가는 클래식 공연 등을 진행한다.

 

 

▲학교의 핫한 소식을 모아 온라인신문 제작

한 교장은 3년 전 한 학부모로부터 학교에서의 활발한 교육 활동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홍보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아 매월 온라인신문을 제작해 발행하고 있다.

학교 교직원과 함께 소통해 다양한 학교의 교육 활동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월 6~8면을 제작해 학교 알리미와 학교홈페이지를 통해서 가정에 온라인 배부하고 학교 게시판에 게시한다. 올해는 온라인개학이 이루어져 4월호부터 제작해 학교의 온라인수업내용과 감염병 예방 활동,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가 궁금해할 학교의 봄소식 등 총 10면을 제작해 발행했다.

 

 

▲교장실의 교육적 변신은 무죄

▲ 교장실에서 젠가 쌓기 놀이를 하고 있는 학생들.
▲ 교장실에서 젠가 쌓기 놀이를 하고 있는 학생들.

 

흔히 `교장실' 하면 교무실, 행정실, 학습 준비물실 등과 함께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탄천초등학교의 교장실도 물론 그런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에 더해 학생들이 놀고 공부하며 몸과 마음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장소로 그 모습을 바꾸었다.

학교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던 옛날 물건들과 도자기 등을 모아 미니박물관을 만들어 전교생에게 개방하고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는 옛 물건의 쓰임새 등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또한 젠가 2500개를 준비해 아이들이 성을 쌓거나 도미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학생들은 교장실에서 책을 읽고 놀잇감을 만지고 놀며 젠가를 쌓거나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담하기도 한다. 한 교장은 “아이들에게 교장실은 더는 들어가기 어려운 곳이 아니고 오히려 문턱이 없어 그 어느 곳보다 더 들고나기 편한 곳으로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해 내거는 현수막

학교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행사가 있거나 중요한 소식을 공유하기 위해서 현수막을 내건다. 탄천초등학교는 이런 현수막을 학생들이 직접 제작해 게시한다. 행사 전 학생들에게 행사 개요를 설명하고 현수막 제작을 공모해 시행한다.

행사 성격에 맞게 4명이 1조가 되어 종이에 현수막을 그려 학교장에게 제출하면 공정한 심사를 거친 후 선정된 작품으로 업체에 제작의뢰를 한다. 때에 따라 많은 작품이 공모되는 경우에는 현수막으로 제작한 작품 이외의 것은 벽 한 부분을 내어 게시하기도 한다.

한 교장은 “아이들은 본인의 작품에 자기 이름을 넣어 제작된 현수막이 교문이나 강당에 게시된 모습을 봄으로써 학교에 대한 생각이나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태도, 그리고 참여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어 교육적으로도 고무할 활동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 사진제공=성남 탄천초등학교

 

<인천일보·경기도교육청 공동기획>

 


 

민주적 절차로 교육과정 협의

▲ 6학년 프로젝트수업(독립군가).
▲ 6학년 프로젝트수업(독립군가).

 

학교는 특정 몇 명의 힘으로만은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교육 주체 모두의 의견이 합해지고 조율돼야 의사결정 체제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교직원의 의견이 존중되고 반영되어 민주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게 된다.

이에 탄천초등학교의 교직원협의회는 의제를 공모하고 선정된 의제를 학년별로 협의해 그 내용을 토대로 서로 토론해 결과를 유출하게 했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탄천초등학교의 교육 활동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곧 학교의 문화를, 학급의 문화를 민주적으로 이끄는 기제로 작동하게 된다.

학년에서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 역시 학년에서의 수업과 생활지도 등을 학년 선생님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결정해 시행하고 있다. 학년의 프로젝트 수업을 비롯한 교육과정은 학년의 비전과 교육적 철학에 맞추어 운영되고, 이는 교육에서의 민주성이 담보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민주적 학교 운영이야말로 교직원의 자발성을 최대로 끌어내어 주도적으로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힘이 되며, 학년별 창의적인 교육과정의 재구성이 학생들의 특성과 흥미, 성장에 맞추어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가능하게 된다.

한 교장은 “학생자치회와 학부모자치회의 운영, 그리고 학년별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권이 있다”며 “이는 교장과 교감의 권한이 교직원에게 이임돼 이로 인해 자발적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움직일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

 


 

눈물의 졸업식 대신 신명나는 축제를

 

▲ 졸업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졸업축제.
▲ 졸업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졸업축제.

 

 

탄천초등학교 졸업식은 전통적으로 졸업생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축제로 꾸미고 있다. 졸업 공연 계획은 학급별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음악 교과 `졸업을 준비하며' 단원과 연계해 음악을 활용한 졸업 공연 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한다. 학생들은 친구들의 공연 계획발표를 들으면서 발표 형식을 기준으로 분류해 어떤 형식으로 발표할지를 토의를 통해 결정한다.

형식이 정해지면 공연 내용을 토의를 통해 채택하고, 학급별 공연 주제, 음악 목록, 발표 내용 구성도 모두 학생들의 협의를 통해 정해진다.

각 학급의 연습은 동아리 활동 시간에 진행되는데 학생들이 뽑은 동아리 회장이 감독이 돼 연습을 주도한다. 솔로 부분의 공연자를 정할 때는 오디션을 열어 각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뽑으며 동아리 회장은 전체 공연 모습을 보면서 더하고, 빼고, 고칠 부분을 이야기한다. 학생들은 이를 주제로 협의하면서 공연을 다듬는다.

각 학급의 공연과 함께 6학년 전체 학생이 하나의 무대를 준비해 연합 공연을 펼친다. 하나의 목소리로, 하나의 몸짓으로 꾸미는 연합무대는 자율 활동 시간을 통해 진행하며 한 공간에 모여 학급의 경계를 풀고, 탄천초등학교 졸업생으로 하나가 돼 감동적인 무대를 만든다.

졸업생이 주인공이 되는 졸업 공연이지만 졸업생을 축하하고 축복하는 특별 무대를 통해 졸업생들은 따뜻한 마음을 선물로 받게 된다.

한 교장은 “후배들의 찬조출연과 방과 후 시간을 내 졸업생을 위해 준비한 선생님들의 세레나데가 졸업 공연을 더욱 빛낸다”며 “매년 졸업축제는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며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감동의 시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