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확진자도 5만명 넘어…정부 "통제 가능 수준"

 

▲ 인도 콜카타의 벽돌 가마 공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들. [AFP=연합뉴스]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꽁꽁 걸어뒀던 '봉쇄 빗장'을 풀기 시작하자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

봉쇄 완화는 그간 마비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이를 계기로 감염자가 봇물 터지듯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현지시간)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5만2천952명(사망자 1천783명)으로 5만명을 넘어섰다.

전날 같은 시간 대비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3천561명과 89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는 5일 3천900명, 6일 2천958명에 이어 이날까지 3일 만에 1만419명이 나왔다.

지난달 중순만 하더라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천명 안팎에 그쳤으나 최근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지난달 말 5%대로 떨어졌던 일일 신규 확진자 증가율도 5일 9.2%로 치솟았다.

누적 확진자 수가 두 배로 불어나는 기간도 이달 초 15일에서 최근 11일로 줄었다.

특히 수도 뉴델리,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의 확산세가 거세다.

뭄바이의 누적 확진자는 1만명을 넘어서는 등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지금까지 1만6천758명(사망자 651명)이 감염됐다.

델리주의 누적 확진자도 5천532명에 달했고, 대도시 아메다바드가 있는 서부 구자라트에서는 지금까지 6천625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첸나이 등이 있는 남부 타밀나두주의 누적 확진자 수도 4천829명으로 나타났다.

▲ 인도 남부 코치에서 2일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나선 일용직 노동자들. [AFP=연합뉴스]

 

지난 3월 25일 국가 봉쇄령을 발동한 인도는 지난 3일 시한의 봉쇄 조치를 오는 17일까지 2주간 더 연장했다.

 

대신 인도 정부는 감염자가 없거나 적은 지역의 활동을 상당 부분 허용하는 등 통제 빗장을 상당히 풀어줬다.

특히 감염자가 없는 그린존에서는 항공기 운항, 교육·종교 시설·영화관·술집 운영 등 전국 공통 제한 조치 외 대부분의 활동이 가능해졌다.

심각한 감염 지역인 레드존에서도 일부 차량 이동,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생산 시설 및 농촌 지역 산업 시설 가동, 기업 인력 일부의 사무실 근무 등이 허용됐다.

한국 기업의 경우도 현대차 첸나이 공장은 8일부터 가동에 들어가고,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도 7일부터 부분 가동되고 있다.

롯데, 오리온 등 식품 업체 공장도 이미 가동되고 있다.

봉쇄 기간 산업 활동이 마비되면서 경제 문제가 심각해지자 인도 정부가 숨통을 틔워주기로 한 결과다.

실제로 싱크탱크인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에 따르면 4월 한 달 간 인도 노동자 1억2천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인도의 실업률은 역대 최대치인 27.1%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 정부는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와 대도시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수십만명을 고향으로 이송하는 작업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는 "봉쇄조치 덕분에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을 막았다"며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검사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며 현재 확산세는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통계 서비스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검사 수는 7일 127만6천781건이다.

지난달 14일 20만6천212건, 3월 31일 4만2천788건과 비교하면 검사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