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텔레그래프 보도…"중국 은폐정황 입수했으나 방관"
호주신문, 서방정보 인용해 중국 실태은폐·연구소 유출설 주장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서방 5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실제 규모와 발원지를 중국 정부가 은폐한 정황을 초기부터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MI6의 전직 고위 관리는 "영국 정보기관은 코로나19 초기 중국 정부의 주장을 믿지 말고, 중국에서 나오는 정보는 의심을 갖고 봐야 한다고 정부에 보고했다"며 "MI6는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관리는 "당시 정부는 중국 내 실제 코로나19 감염 현황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야생동물 도축시장이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했지만 이에 대한 의심도 제기됐으며, 실제로는 이 시장 근처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관심의 초점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구소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실험이 진행됐으며, 어떤 경로로 바이러스가 연구소 밖으로 유출됐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실제 2년 전 중국의 한 TV 방송에는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적절한 보호장구 없이 실험 가운과 라텍스 장갑만 끼고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올해 2월 중순 중국 내 감염자는 공식 통계의 4배에 달하는 25만명이었으며, 중국 정부는 사망자 통계도 최대 50%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월 28일 "중국이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으며, 그 5일 전에는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유사한 보고를 받았지만 조기에 충분한 대책을 세우는 데 실패했다는 게 텔레그래프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도미닉 그리브전 영국 법무부 장관 겸 정보보안위(ISC) 위원장은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정보기관에서 파악한 정보를 조사해야 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3월 23일 봉쇄 명령을 내렸으며, 이탈리아보다는 2주, 프랑스와 스페인보다는 2주가 각각 늦었다.

다른 한편에서 호주 신문인 세터데이 텔레그래프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이뤄진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가 보유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중국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은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인용한 15페이지짜리 첩보에 따르면 중국은 당시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확인됐지만 이를 올해 1월 20일까지 부인했다. 해당 정보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서는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고도 다른 나라에는 여행 제한이 필요 없다고 한 이유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박쥐에서 나온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한 중국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 중에는 현재 코로나19와 유전적으로 96%가 동일한 것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주영 중국대사관은 "우한 연구소장이 한 인터뷰에서 '엄격한 관리 속에 실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며 "연구진 안전을 확실히 지키고 바이러스로 오염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