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3000만여명이 투표권을 행사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방역이 역사적인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치러진 국가 단위 첫 선거여서 총선 전부터 방역 성적표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렸다. 총선에 참여한 투표자 중 코로나19 확진자, 집단감염 사례가 지금까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확진자 0명이라는 기념비적인 방역 성적표가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만든 선거 방역 시스템은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감염병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하다.

현재 우리는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 하나는 팬데믹으로 불리며 세계적 유행을 보이는 코로나19와의 방역전쟁이다.

한국은 그동안 방역 당국의 리더십, 현장 의료기관 및 의료인들의 헌신성, 높은 시민의식에 기반을 둔 국민 참여 덕분으로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사례에서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 새로운 감염경로에 의한 지역감염이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에 주목해야 한다.

인천 상황도 안심하기에는 허점이 너무 많다. 인천은 도시와 공단이 섞여 사고의 위험이 높고 자연재해에 취약하며, 공항과 항만을 통한 해외감염병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도시다. 하지만 17개 광역단체 중 국립의대가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밖에 없다. 더구나 유일한 공공병원인 인천의료원도 다른 광역시의 대형 공공병원에 비하면 중소병원 수준이다. 세계적인 인천국제공항이 있고 7000만명이 해마다 드나들며 30만명의 유동인구를 가진 대한민국 관문인 영종국제도시에 공공병원이 하나도 없다.

이제는 인천시와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인천의료원 하나만으로 감염병 공격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인천의료원의 기능을 확대하고, 여기에 최근 공론화되고 있는 제2 인천의료원 설립을 앞당겨야 한다. 현재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연수구 인천적십자병원도 공공병원으로 다시 세우는 작업도 시급하다. 영종국제도시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포함한 종합병원 건립도 더는 늦출 수 없다.

인천 공공의료 현실에 대한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5%에 불과한 공공병원을 가지고 코로나19를 이만큼 막은 건 관계자들의 열정페이와 천운에 의한 것입니다. 재난은 예방이 최선이며 공공의료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준비하는 치료제이자 백신입니다.”

또 하나는 `인포데믹'이라는 `정보 전염병'과의 전쟁이다.

인포데믹이란 정보전염병으로 최근 유튜브와 SNS를 통해 전염병과 관련된 가짜뉴스나 악성 루머가 빠르게 퍼지는 상황을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성남 은혜의강 교회의 소금물 분무 사례가 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도 전염병과 관련된 가짜뉴스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가 최고책임자까지 나서 특정 약품이 좋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쏟아내며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단순 감염병 분야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닌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가짜뉴스로 인해 가뜩이나 방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정부 당국과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김정은 사망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CNN방송에서 김정은 사망설이 흘러나오자 국내 보수언론과 SNS에서는 이를 기정사실로 하고 확대 재생산했다. 여기에 일부 보수 정치인까지 가세했다. 하지만 김정은이 다시 얼굴을 내밀었다. 사망설이 거의 확실하다며 신속한 조처를 해야 한다며 정부를 공격하던 이들의 사과와 반성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오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북한 관련 뉴스는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가짜뉴스의 전형이다. 그 역사도 깊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북한 관련 뉴스를 가공하고 비틀고, 때론 거짓도 불사해오던 못된 버릇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 전 함박도 논란이 대표적이다. 단순 행정상 오류에 불과했던 일을 대한민국 영토가 북한에 빼앗겼다는 놀라운 뉴스로 만들어버리는 보수언론과 일부 보수정치인들의 모습은 여전하다.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의 핵심은 바로 투명한 정보공개와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이었다. 가짜뉴스가 발붙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공 요인이 방역분야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인천사회 전체로 퍼져나갔으면 한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남창섭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