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주 하는 말이다. 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실제로 그렇게 만들고 있다. 전광석화 같은 일처리와 단호함에 있어서는 특허권 보유자다. 그는 지난 2월 집단감염을 일으킨 신천지교회의 과천본부를 긴급조사해 신도·시설 명단을 확보하고, 신천지 관련 시설 353곳을 강제 폐쇄했다. 방역당국이나 검찰보다 빠르고 과감한 조치였다. 예배 시 예방수칙 등을 준수하고 않은 일반 교회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주위에서 완급 조절을 요구하자 “(잃을) 표는 나중에 계산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을 가장 먼저 꺼내 전국적으로 전파한 사람도 이재명이다. 2017년 촛불집회에서 직설적인 발언으로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국가적·사회적 이슈를 선점해 왔다. 하지만 긍정적 평가만 받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라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하여튼 `위기=기회'라는 공식이 그에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이후 지지도가 급증했다. 국정지지도가 6주 연속 상승해 1년6개월만에 60%선을 다시 넘어섰다. 코로나 사태 전까지만 해도 40%대였다. 코로나19 대응을 잘했다고 보는 점과 이후의 수습을 잘해주길 바라는 기대가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당국과 국민들은 처음에 우왕좌왕했지만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방역당국은 감염병을 조기에 발견_치료하고 국민은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된다는, 간단하면서도 까다로운 대처법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전망도 비관적이지 않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삶은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라면서도 “우리가 걸어가는 곳이 새로운 길이 되고, 세계인이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평가가 나왔다.

한불상공회의소 피에르 잘리콩 회장은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 특별좌담회'에서 “주요 선진시장 중 한국은 거의 유일하게 사업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한국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있어 지금은 기회”라며 “한국을 개발도상국 정도로 여기거나 모르던 사람들도 이번 계기로 선진국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시스템(K방역)을 선보였다.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계속 엄습할 것이다. 그때마다 이번에 구축한 K방역 시스템을 발빠르게 가동하면 된다. 우리에게는 이제 시스템이 있다.

 

김학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