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운영 등 독서 관련 프로그램 활발

3년째 인근 유치원 대상 `책나눔' 봉사도

축제서 학년별 부스 운영 교육효과 배가

벽화부 작품활동 학내 환경개선 큰 공헌

 

 

▲ 최상호 교장
▲ 최상호 교장

 

일산동중학교의 아침은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그 소란함은 9시 종이 치면 잠잠해진다.

아침 독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학교를 방문한 손님이 학생들이 행사로 외부에 나가 학교가 비어있는 줄 생각했을 정도로 학생들에게 아침 독서가 생활화되어 있다.

매일 아침 일과에 앞서 음악과 함께 10분 동안 독서도 하고 학교에서 지급한 `나의 소중한 독서 노트'에 독후 활동도 기록하고 있다.

 

 

 

 

♠책엄마, 책선배 동아리

▲ 지난해 10월 `책엄마' 행사.
▲ 지난해 10월 `책엄마' 행사.

일산동중학교의 독서 관련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특색 있는 사업은 바로 책엄마 학부모 동아리와 책선배 학생 동아리 운영이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기본으로 하는 두 동아리는 책엄마 동아리부터 시작됐다. 책엄마는 4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특히, 3학년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진행했다. 이를 이어받아 책선배는 2, 3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구성돼 1, 2학년 학생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두 동아리 모두 주 1회 목요일 아침 독서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책엄마는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어떻게 책을 읽어주면 좋을지에 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독서교육 강의도 들으며 활동을 준비하고, 책을 통해 학생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갖고 있다. 책선배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후배들에게 읽어줄 책을 고르고, 함께 읽으며 후배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줄 것인가를 고민한다. 최상호 일산동중학교 교장은 “책선배가 봉사로서 의미도 있지만, 자신의 책 읽기를 돌아보며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으로서도 의미가 크다”며 “책선배는 학교 인근 탄현유치원 원아들을 대상으로 책나눔 봉사활동도 3년째 이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산동중학교는 여름방학 `북캉스'라는 1박 2일 독서프로그램도 시행한다. 밤샘독서를 통해 깊이 있는 책읽기를 목표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음악콘서트, 영화 감상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혁신학교의 시작

▲ `배움이 예술이야' 리코더 합주.
▲ `배움이 예술이야' 리코더 합주.

 

교사와 학생이 수업에서 즐겁지 않았다.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는 학생들을 엎드리게 했고 교사들은 그런 학생들의 반응에 자신감을 잃어갔다.

학교 안에서는 지속해서 학생들 간의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학교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는 학생 중심의 탐구하고 활동하는 수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했다. 교사들은 교실이 붕괴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고 수업을 살려보고 싶다는 수업 혁신에의 욕구들이 모였다.

수업혁신을 위해 혁신학교의 운영은 필연이었다. 초기 혁신학교는 학급별 학생 수가 적어 배운 중심 수업을 시도하기에 좋은 환경이었고, 예산지원 또한 풍부해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했다. 학생들은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가르치고 배우는 수업에서 즐거워했고 각자의 꿈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학교 축제 `숯고을 한마당'

 

학교축제는 1, 2부로 나누어 1부에는 학급부스체험, 2부에는 전교생 어울림마당으로 이루어진다.

1부는 학년별 주제에 따라 모든 학급이 학급부스를 운영한다. 2019학년도 축제의 학년별 주제는 1학년 세계문화, 2학년 공동체 놀이, 3학년 창업이었다. 수업의 내용을 체험할 수 있는 학급부스를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미술교과는 학급별 부스주제가 결정되면 부스를 꾸미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 국어교과는 홍보 전단을 만들었다. 물론 수행평가와도 연계된다.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수업과 연계해 수업내용을 발표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최 교장은 “학교의 행사가 수업과 연결될 때 교육적 효과가 가장 살아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꿈꾸는 고래

▲ 학교 곳곳에 그려진 벽화.
▲ 학교 곳곳에 그려진 벽화.
▲ 벽화부의 `인사이트 투어'.
▲ 벽화부의 `인사이트 투어'.

 

`꿈꾸는 고래'라는 이름의 벽화부는 2014년에 학생들의 요구로 처음 생겼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학교 곳곳에 벽화부의 작품들이 생겼다. 벽화는 학생들의 아이디어 회의부터 시작한다. 무엇을 어느 곳에 그릴 것인지 의논하고 각자 그린 스케치 아이디어를 보면서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올해 벽화를 진행할지 결정한다. 지난해에는 벽화 작업뿐 아니라 학교 공간이라는 것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최 교장은 “학교 공간들을 관찰해보고 각 공간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인사이트 투어를 진행했다”며 “`문화비축기지'와 홍제동 청년들의 공간 `무중력 지대' 등을 투어하면서 공간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꿈꾸는 고래'는 미술 시간에 학교 공간에 대한 다양한 디자인 아이디어 작품들을 전시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 사진제공=일산동중학교

<인천일보·경기도교육청 공동기획>

 


 

학교선거에 선관위 운영 … 민주주의 미리 배운다

▲ 지난해 학생임원선거 대토론회.
▲ 지난해 학생임원선거 대토론회.

 

일산동중의 학교 민주주의는 혁신철학과 교육과정 공유를 위한 2월 교직원 워크숍부터 시작된다. 2019학년도 교육활동 평가를 통해 도출된 2020학년도의 교육목표는 `존중'이다. `존중'을 주제로 회복적 생활교육 외부강사 연수, 민주적 의사소통을 위해 퍼실리테이터 실습, 학년의 교육목표 정하기, 학년별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평화로운 학교 공동체의 기반을 마련하고 수업혁신을 위한 교사의 동료성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매주 월요일 1교시 `혁신TF회의'는 이슈가 되는 교육활동에 대해 깊이 있게 토론하는 시간이다. 현재 사안들에 대한 어려움이나 문제점에 대해 다각도로 의견을 나누며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한다.

최 교장은 “담당교사 혼자서 부담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각을 나누고 보다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함께 협의한다”며 “혁신TF회의의 내용은 학년협의회를 거쳐 혁신TF회의로 피드백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교사의 자발성과 공동체성은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3월 학급자치 회장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경험한다. 먼저 학급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직되고 학급선관위들은 1, 2차 회의를 통해 학급선거를 위한 교육을 받는다. 각 반 후보들은 공약, 서약서, 추천서 등을 작성하고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 게시한다. 1주일의 선거 유세를 마치고 학급자치 회장, 부회장이 선출된다.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선거의 공식적인 과정을 체험해 봄으로써 학생들은 리더의 중요성과 자질에 대해, 민주적인 선거 절차에 대해 배우게 된다. 12월에는 학교 회장, 부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된다.

최 교장은 “학생들은 이미 1학기, 2학기 학급자치 회장 선거를 통해 선거의 과정을 잘 알고 있다“며 “이를 통해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하고 불공정한 선거 운동을 선관위에 신고하여 시정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

 


 

학부모도 교육과정 적극 참여

▲ 지난해 10월 `책엄마' 행사.
▲ 지난해 10월 `책엄마' 행사.

 

일산동중학교는 학부모회 활동 계획과 평가를 위한 학기별 2회 대의원회의를 통해 교육활동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제언을 받는다. 또한 교장 선생님과의 학년별 간담회는 학년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전하고 학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중요한 시간이 된다.

무엇보다 일산동중학교에서 지향하는 것은 학생과 교사의 성장뿐만 아니라 학부모와의 동반 성장이다. 혁신철학을 공유하고 관련 학부모교육을 받고 학교 교육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교육의 주체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2016년 학부모독서동아리를 기반으로 학부모 독서교육연수를 진행하고 나아가 `책엄마' 활동으로 이어졌다. `책엄마'의 활동은 학교행사 `별별공감 별밤캠프'로 확장돼 `음악이 흐르는 문학의 밤' 코너에서 시와 산문 낭송, 자녀와 함께하는 합창 무대로 학교행사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학부모의 역할이 학교에 의견을 제안하는 정도의 수동적인 입장에서 쌍방향 소통을 통한 주체적인 학교 교육활동 참여자가 된 것이다.

일산동중의 학교 민주주의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