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층 대기 질소 농도 달라…"외계행성 대기 결론 신중해야" 지적

 

▲ [ NASA/Johns Hopkins APL/Carnegie Institution of Washingto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상·하층 대기 질소 농도 달라…"외계행성 대기 결론 신중해야" 지적

 

 

태양계 두 번째 행성인 금성의 대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고도에 따라 질소 농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상층의 질소 농도가 지표에 가까운 아래층 대기보다 높다는 것이다.

이는 금성도 대기 난류로 지구처럼 동일한 가스 구성을 보일 것이라고 여겨온 수십년간의 통념을 깨는 것으로, 멀리 떨어진 태양계 밖 외계행성의 대기 분석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APL)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핵물리학자 데이비드 로런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메신저'(MESSENGER)호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얻은 금성 대기 분석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금성의 상층 대기인 고도 60~90㎞에서는 질소 농도가 5%에 달해 이전에 45㎞ 이하 대기에서 측정된 3.5% 농도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성 탐사선인 메신저호가 지난 2007년 6월 금성에서 두 번째 중력도움(flyby) 비행을 할 때 수성 궤도에 도착해 사용할 과학 장비의 성능을 사전에 점검하는 차원에서 시험적으로 측정한 자료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수성 극지방의 그늘에 숨어있는 물 분자를 찾아내기 위해 탐사선에 실은 '중성자 분광기'가 측정한 자료가 바로 그것으로, 행성의 대기나 표면에서 우주선(線)이 분자와 충돌할 때 흘러나오는 중성자를 측정한다. 질소는 탄소나 산소와 달리 중성자를 흡수하는 성질이 강해 금성 대기에서는 중성자 분광기에 포착되는 중성자의 양이 대기 중 질소 양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

당시 이 장비 담당자가 로런스 박사였으며, 이후 추적 연구를 통해 약 50년간 13차례의 탐사선을 보내고도 확인하지 못한 뜻밖의 결과를 얻어냈다.

 

 

연구팀은 대기를 여러 층으로 나눠 질소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만든 뒤 중성자 분광기로 측정한 자료와 비교해 실제 질소 농도를 측정했다.

금성 대기가 동일하지 않고, 상층 대기의 질소 농도가 하층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지금까지의 사고 범위를 벗어나는 놀라운 결과로 지적됐지만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까지는 분석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금성을 넘어 행성의 대기 자료와 관련해 결론을 내릴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APL 핵물리학자 패트릭 페플로우스키 박사는 "우리는 지구와 바로 이웃한 행성인 금성과 금성의 대기에 관해 기본적인 사항들을 아직도 파악해 가는 중"이라면서 "수백, 수천 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의 대기에 관해 과학자들이 확신을 갖고 얘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볼 가치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