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임대료 바람, 공기업엔 왜 불지 않나요?


"민간 차원에서 일고 있는 착한 임대료 운동을 왜 공공기관이 외면하는지 모르겠네요."

오산상공회의소 이택선(사진) 회장은 15일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이 겪는 경영난을 설명하면서 제일 먼저 꺼낸 일성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19일 오산시 가장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체의 토지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달라고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건의했다. 가장산업단지는 LH가 기업체에 임대해 운영하는 곳이다.

이 회장은 또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대한상공회의소를 여러 차례 찾아 지역 업체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가장 산단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정부와 LH는 아직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 회장과 기업 대표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택선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 등을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 회장과 마주 앉은 기업체 대표들은 "가장 산단 토지 임대료를 감면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오산상공회의소는 가장2 산단 입주 업체 대상으로 임대료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 임대 현황은 14만1902㎡에 21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기업이 부담하는 월 임대료는 800~3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연 38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가장 산단은 LH가 2014년 6월 조성해 기업체에 임대해 운영되고 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2008년 금융위기와 못지않은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며 "모든 상공인과 자영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튼실했던 중소기업들도 현재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임대료 인하 운동이 일고 있다"면서 "정작 정부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산업단지 토지 임대료 인하 정책 등이 제시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택선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도 기업체의 토지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자금난을 덜어줘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빠른 시일 내 정부와 공공기관이 결단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40여 년 동안 ㈜경기전설을 연 매출 80억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오산=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