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상당 수의 교회들이 아직도 주말 집회예배를 강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주말 인천에서도 절반 이상의 교회들에서 집회예배가 시행됐고 일부 교회들은 감염병 예방수칙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가 언제쯤이면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될지를 가늠할 수조차 없게 된다. 종교의 자유를 내세우기 이전에 이웃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지나 않은지 스스로 숙고하고 이제라도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또 한번 촉구한다.

지난 주말 인천시가 지역내 10개 군·구 교회시설 3372곳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였다고 한다. 이 결과 절반이 넘는 1715곳의 교회에서 집회예배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660개 교회들은 감염병 예방수칙을 어긴 채 예배를 보았다. 시가 점검한 감염병 예방수칙은 유증상자 집회 배제, 유증상자·고위험군 출입 금지, 마스크 착용 등이었다. 또 손소독제 비치 여부, 2m 이상 거리 유지, 소독·환기 조치 실시, 단체식사 금지, 집회 참석 명단 작성 등도 점검 사항이었다. 4개 교회에서는 이같은 예방수칙들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8개 수칙 중 1~3개 수칙만을 지킨 경우가 44곳이었고 4~5개 수칙을 지킨 교회도 144곳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468개 교회들에서도 1~2개의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예배를 보았다.

위의 8개 수칙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이다. 지금은 생업에 바쁜 일반시민들도 스스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때이다. 정부에서도 앞으로 2주일 정도는 최대한 스스로를 격리하는 생활 태도를 권고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하나의 변곡점을 찾아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가급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등은 '나'만을 위한 예방수칙이 아니다. 우리 가족과 이웃, 더 나아가 지역사회 전체를 감염병에서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들이다. 교회는 이러한 실천과 노력들에 더 앞장서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강제나 제재 이전에 스스로 자제하는 교회의 모습을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