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부와 경제력"…10년 넘도록 '공항 열풍'

대규모 여객, 발전기반 시각
과투자 우려가 예상외 지지로
일부는 오히려 신속투자 주문
환경 중시 고려 공론화 돌입
히드로공항 확장 확실시
도 남부 인구 750만 운집
여객 수요, 공급 못따라갈 판
영국인 "도내 공항은 당연"
▲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 제4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the airport is economic.(공항이 곧 경제다)"

영국에 10년 넘도록 '공항 열풍'이 가라앉지 않는 건 한마디 주장 때문이다.

런던 권역에 무려 6개의 공항을 뒀으면서, 히드로공항은 '유럽 제1위'로 도약한 시점.

하지만 공항을 더 지으려는 영국의 욕심은 끝나지 않았다.

'경제'로 시작해 '경제'로 끝나는 목적을 내세운다.

주민들의 지지층도 꽤나 결집 돼 있다.

새로운 공항으로 성장 활로를 모색하는 이 사례는 국내 대도시인 경기도와 비교 대상에 오르곤 했다.

"배워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안까지 나온다.

왜일까.




# '6개 공항' 영국 런던, 배경은 '경제성장'

영국 런던은 '공항 강대국'으로 꼽힌다.

수도인 런던 내 히드로국제공항을 비롯해 개트윅·루턴·스텐스테드·런던시티·사우스엔드 등 공항이 남동부로 배치돼있다.

미국 뉴욕(3개)보다 많은 공항이다.

이 상황에서 2006년 영국 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공항 확장방침'은 항공산업에서 이례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히드로공항에 약 186억 파운드(약 28조3800억원)를 들여 새 활주로를 놓는다는 방안은 '과투자 사업' 구설수에 오를만했으나 지역 분위기가 예상 외로 흘러갔다.

반대로 가득할 것 같았던 의견 층이 '추진 지지' 쪽에도 상당히 몰렸기 때문이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정부에 신속한 행정을 주문하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노동당 등 정당을 비롯해 상공회의소, 산업협회, 노동조합연맹 등 단체와 항공업계, 관광여행업계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공항이 가져오는 막대한 경제력을 지지 이유로 내비쳤다.

히드로공항 이용여객 수는 2016년 기준 7570만여명에 달한다.

국제여객 부분 세계 2위다.

영국은 대규모 여객을 자신들의 발전 기반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비행기로 오가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관광·상업·문화 수준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히드로공항의 활주로가 3901x45m 규모 등 2개밖에 없어 미래에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대응하지 못하고, 성장 동력도 줄어든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해당 공항은 수용능력의 약 99%까지 치솟을 정도로 포화상태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착륙이 지체되고, 비행기가 1분 간격으로 뜨는 등 국제노선이 혼잡해지고 있다.

영국상공회의소는 활주로 증설 뒤 2020~2080년 간 무려 약 300억 파운드(약 45조85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사업에 소요되는 추정예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또 6만개의 공사 일자리와 8000개의 운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공항위원회를 통과한 히드로공항 활주로 확장(안)은 이듬해 10월 영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일각에서 환경단체 반대의견을 부각해 가능성을 낮게 쳐왔으나, 현 공항여론을 담당하는 각종 기관의 판단으로는 추진이 확실시돼있다.

다만 당국은 갈등을 감안, '공론화 단계'로 돌입한 상태다.

추진 중간에 대안으로 히드로가 아니라 개트윅 또는 스텐드테드공항을 손보는 방향도 제시됐으나, 큰 지지는 얻지 못했다.
 


▲ 전국 공항 현황

# 인구 1000만여명 경기남부 '여객수요'가 과제

런던 히드로공항은 노후화 등 시설적인 문제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런던이 '선진형'으로 뽑히는 이유는 단연 '수요 분산' 때문이다.

인천공항이 세계 상위권 수준으로 도약한 지금 이 시점,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런던 벤치마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부분이다.

도에서도 특히 남부지역은 약 750만여명(약 58% 비율)이 몰려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세계적 기업을 비롯한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하지만 공항은 단 한 개도 없어 나중에 여객·물류 수요가 공급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관측이 제기됐다.
런던의 경우도 히드로에 수요가 몰려 전체적인 공급 해결에 애를 먹고 있지만, 남은 5개 공항이 그나마 여객 압력을 분산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인구 516만 전라권에는 공항만 5곳이 있다. 경기남부권은 인구, 물류 등 잠재적인 수요가 상당하다"며 "특히 2035년 인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이 초과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 등을 봤을 때 준비 정도는 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통•번역= 김환희 ghksgml10012@naver.com



관련기사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3. '곧 포화'라는 국내 항공시장, 흐름은 경기도 신공항을 뒷받침하는 주장 중 하나가 '항공수요 포화'다.미래에 여객이용이 더욱 늘어나고 기존 대표 공항인 인천공항·김포공항이 공급을 수월히 할 수 없다는 말이다. # 세계, 한국 항공시장 '장밋빛 관측'발단은 정부의 예상부터 비롯됐다.국토교통부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5~2019)'의 수요 및 공급 예측치를 보면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수요는 2035년 1억1255만명에 육박(연평균 4.3%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그러나 인천공항의 여객처리능력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2. 경기도 '항공메카' 현실성은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지역이다.지표만 보아도 가늠할 수 있다.지난해 12월 기준 인구 1365만명으로 서울의 1.5배, 부산의 3.9배다.730만명에 달하는 경제활동인구도 서울 1.4배, 부산 4.2배다.1만1433개 벤처기업, 577만대 자동차 등등. 다양한 통계에서 대부분 '전국 1위'다.이는 항공업 관점에서 '블루오션(유망시장)'이 따로 없다.도에서 한 달 사이 만들어지는 여권의 수는 10만 건을 웃돈다.2018~2019년 사이 237만5161건이 발급됐다.하지만 유일하게 공항이 없는 지역이다.전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1.끊임없는 '유치요구', 경기도 신공항의 부상 공항. 비행기로 나라의 안과 밖을 빠른 시간에 오가는 욕구가 커진 현대 들어 필요성도 거대해졌다. 지역단위의 '인프라(기반시설)'에도 빼놓을 수 없다.이런 가운데 최근 던져진 한 개의 화두가 수원, 화성, 성남 등 경기지역 곳곳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바로 '신공항'이다.인구는 물론 경제의 중심지에 공항이 들어선 뒤 발생할 파급력은 일자리 창출, 관광 활성화 등 상당한 '발전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하지만 결국 비용이 수반되고 이용객 확보, 주민 주거권 등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가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경기도에서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4일 수원·화성·평택·안산·안양·과천·오산·의왕 등 경기남부 8개 지역 시민들은 '경기남부권역 국제공항 유치 도민연합회'를 출범시켰다.경기도는 전국 최대 인구·산업·교통 등의 집약지로 모든 경제지표에서 상위권이지만 현재 공항은 한 곳도 없다.4·15 총선에 나선 일부 예비후보들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반면 공항이 갖는 소음 등 문제에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찬·반 대립은 예견됐다. 공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5. '찬·반' 있으나 '갈등' 피한 영국 공항정책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Globalization)'의 핵심에는 공항이 있다.이에 한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공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사회적 논란도 동시에 겪어왔다.영국이 공항을 추가로 놓으려는 시도도 문제에 직면했다.최초 추진 뒤 14년 동안 양극의 합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갖가지 부작용도 우려된다.그런데, 극심한 충돌은 없다.현지 관련 단체는 "우리는 현명한 싸움을 한다"고 표현한다. 시민과 기관, 그리고 민-민 충돌이 걷잡을 수 없는 국내와 180도 다른 사정이다.# '극과 극'을 ['항공수요 대처' 중요성, 전문가에게 듣는다] 백남규 브루넬대학 교수 영국의 공항 확장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해온 현지 전문가들도 '항공수요 분산', '경제적 효과'에는 특별한 이견 없이 타당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경기도 신공항도 이와 똑같은 내용으로 떠오르고 있다.국내 정책의 방향을 잡는데 영국의 우선 사례가 거론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백남규 영국 런던 브루넬대학 교수는 "히드로는 세계 상위권 공항이고 역사가 오래됐으나, 여객수요의 포화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요에 맞춘 활주로 확충 등 정책의 긍정적 효과는 다양하다"고 밝혔다.지난 1월 21일 영국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6. 공항 갈등 해법 '미디에이션' 세계적 흐름 공항 갈등의 해법으로 공론화를 도입하는 것은 전 세계의 추세이기도 하다.2018년 한국교통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문건을 보면, 독일은 1997년 시작된 프랑크푸르트공항 확장사업(2차)에서 갈등비용을 종전대비 40억여원으로 절감했다.먼저 1965년부터 시작된 1차 확장사업에서 갈등비용은 3000억여원이 유발된 바 있다. 갈등기간은 과거 15년의 시간이 1.5년으로 줄었다. 10분의 1의 놀라운 성과다.이 사례는 세계에 큰 메시지를 전했는데, '공론화' 때문이다. 1차 사업 당시 불거진 갈등은 독일에 큰 상처를 낳았 [경기도 신공항, '공론화'가 답이다] 6. 공항 확장 첨예한 대립, 이렇게 풀자 국내 '공항성장'을 둔 논의는 한계에 봉착했다.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예측에도 공항을 건설하거나 넓히는 구상은 그저 '악(惡)'이 되어가고 있다.신중한 검토 없이, 시민과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정치·정책적으로 결정내린 과정이 큰 원인이다.'경기남부 신공항'은 다르게 다뤄야 하는 이유다.'왜 추진하는지' 단계부터 공론하는 방향성이 시급하다.이미 실험대까지 올린 영국의 당사자, 사례를 관찰한 한국 쪽 전문가의 공통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티브 커란 하운슬로구의회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