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혜 주임·김희중 주무관·이범수 차장·박영일 간호사
하루 평균 40명 상담·검사 '고충 심각'…사명감으로 버텨
▲ (왼쪽부터)오정혜 주임, 김희중 주무관, 박영일 간호사, 이범수 차장.

"가족들과 격리돼야 하고, 왠지 모를 두려움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래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근무를 지원했어요."

하남시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하남도시공사 체육시설팀 오정혜 주임의 말이다.
오 주임은 푸른 의료복과 방역마스크, 고글, 장갑을 낀 채 선별진료소를 찾는 코로나19 의심환자들과 상담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하남시 선별진료소에는 오 주임을 비롯해 하남문화재단 이범수 무대예술팀 차장, 하남보건소 박영일 간호사, 하남시 도시브랜드담당관 김희중 주무관 등 모두 4명이 파견 근무 중이다.

사실상 모두 자발적 지원자들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40여명의 코로나19 유증상자나 접촉자 등의 상담 및 검사 진행을 돕고 있다.

오 주임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서 선별진료소 파견근무를 지원했다"며 "떨어져 지내다 보니 남편과 아이가 걱정이다. 그래도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주는 남편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최일선에 있는 선별진료소 파견 인력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말까지 비상근무가 이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지치기 일쑤다. 감염을 염려한 시민들의 밀려드는 상담으로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상당하다.

이범수 차장은 "증상이 없는데도 불안감 때문에 선별 검사를 받고 싶어하는 시민들이 많다. 점차 빈도 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매뉴얼에 따라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안내와 지시에 따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점 또한 이들을 힘들게 한다. 선별진료소 파견 근무기간 동안 남편과 아내, 자녀 등 사랑하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에는 하남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선별진료소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박영일 간호사는 "하남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감염을 우려하는 문의전화가 크게 늘어났다"며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하루하루를 참아내고 있다"고 했다.

김희중 주무관은 "하남에서 발생한 첫 확진환자를 안내했다. 긴장은 됐지만 매뉴얼대로 차분히 진행했다"며 "아내와 아이들이 걱정돼 서울 처가집에 모두 보냈다. 보고 싶지만 코로나19로부터 하남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남시재난안전본부는 하남보건소에 7개의 선별검사 부스와 음압실을 갖추고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차량진입이 가능한 드라이브 스루방식의 선별검사도 진행한다.

/글·사진 하남=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