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줄사택·조병창시설…'한국 근현대사 축소판'이네
일제 강제동원 아픔 생생하게 전달유물해설사·유산탐방 교육 진행도
▲ 부평역사실. /사진제공=부평역사박물관

 

 

 

 


인천 부평구 굴포로 151에 위치한 구립 부평역사박물관은 2007년 3월29일 개관했다. 부평의 역사와 문화를 바로 알리고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높인다는 차원이었다. 박물관은 부평문화권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한 상설전시와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사회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도 제공한다. 박물관은 또 매년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며 지역사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한 학술조사 사업도 진행한다. 4개의 전시실을 갖춘 박물관은 특히 미쓰비시 공장과 산업단지, 미군기지 등으로 집약되는 부평의 노동 역사도 알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부평역사박물관 전시실

· 농경문화실
농경문화실은 전통시대 생활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옛 농촌 마을의 사계절을 살펴볼 수 있는 모형을 비롯해, 각종 농기구를 전시하고 있다. 부평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부평두레놀이'와 관련된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부평역사실
부평역사실은 유서 깊은 부평지역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조병창 관련 유물과 미쓰비시 줄사택 재현물을 통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아픔이 담긴 우리 지역의 역사를 현장감 있게 전달한다. 근·현대 굴곡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부평의 모습을 다양한 유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기증전시실
기증전시실은 소중한 자료를 기증해 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을 공유하려는 곳이다. '아름다운 추억의 나눔'을 실천해 준 기증자들의 뜻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음 기증자를 기다리고 있다.

·기획전시실
기획전시실은 상설전시실과 달리 매년 새로운 전시 주제를 선정해 운영한다. 부평의 역사와 관련된 주제로 이루어지는 기획전시는 지역 사회와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회교육프로그램

부평역사박물관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개관 이래 연 2회씩 진행중인 성인 대상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 '박물관대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재잘재잘 박물관'(1~2학년 대상), '똘망똘망 관찰대장'(3~4학년 대상), '우리동네 탐험가'(5~6학년 대상)를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부평의 역사에 관심이 있고 우리 박물관을 아끼는 신규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유물해설사 기초교육을 실시한다.
박물관 유물해설사에게는 타 지역의 문화유산을 탐방하는 현장 중심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신동욱 부평역사박물관장 '취임 1년'

▲ 부평1동에서 태어나 부평서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부평의 산 증인이다./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 부평1동에서 태어나 부평서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부평의 산 증인이다./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신동욱 부평역사박물관 관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해 이제 1년이 됐다. 현재 부평문화원 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부평1동에서 태어나 부평서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부평의 산 증인이다. 그의 부모님은 미군부대에서 일했다. 경양식집에서 미군이 먹다 남은 음식을 모아 담배꽁초와 이쑤시개를 골라내 끓여 먹었던 '꿀꿀이죽'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의 어머니는 '양공주'로 불리던 기지촌 여성들에게 화장품과 같은 생활용품을 팔았다.

"과거에는 어렵고 못 살던 부평을 잘 살게 하는데 관심이 컸고 지금은 부평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하면 보존하고 발전시킬까 하는 고민이 큽니다. 부평문화원과 역사박물관을 함께 맡게 돼 두 기관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지요."

그는 부평이 역사와 문화적으로 독창적인 특수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야인 부평은 농업을 위주로 성장을 했죠. 근대에 들어와서 일제 구한말과 해방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해 진통을 겪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축소판입니다. 전쟁, 노동과 관련한 유물과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유물과 유적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것들을 중심으로 한 정책에서 탈피해 당시 생활상 등 사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신 관장의 지론이다.

"미군들이 음악바를 찾으면서 부평에 재즈와 같은 음악이 발달했습니다. 박물관은 마치 그때 그 재즈바가 부활한 것 같은 공간을 전시실에 전시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한 신동욱 관장은 특히 올해 7월이면 철수하는 미군기지 캠프마켓 터를 활용해 부평을 문화예술역사의 클러스터로 조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부평에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일본군 조병창 시설이 남아 있습니다. 조병창 시설과 보급부대 옆 지하호를 연결하면 관광 상품으로 손색이 없을 겁니다. 또 부평은 국립 한국대중음악 자료원 유치를 시도하고 있죠. 자료원과 예술대학교, 예술고등학교까지 형성된 거대 집적지를 만들기 위해 시민 서명 운동을 시작하는 등 부평 주민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공동기획 인천일보·인천광역시박물관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