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폐기 처지' 업체, 시에 도움 요청
맘·맛집카페 등 온라인에 판매홍보글
시민들 너도나도 동참…3.5t 완판 결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을 손길을 요청했는데 이렇게까지 시민들이 크게 호응할지는 몰랐습니다. 너무나 고맙습니다."

평택지역 각 학교에 김치를 납품하던 평택시 서정동에 있는 오색소반 민승기 대표의 고마움의 표현이다. 평택시와 시민들의 도움으로 전량 폐기 처지에 놓였던 김치 3.5t이 모두 판매되면서다.

그동안 이 업체는 평택과 안성지역 학교에 김치 등을 납품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각 학교의 개학이 늦어지면서 납품하기로 했던 김치를 납품하지 못해 약 30t의 김치 중 변질이 쉬운 오이김치 등 9t을 폐기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상황이 이렇자, 민 대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평택시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시는 먼저 오이김치 등 상하기 쉬운 일부 물량을 구내식당에서 구매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시 공무원들도 공동구매에 나서며 김치 500㎏를 샀지만 남은 김치를 소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한 공무원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3일 만에 남은 김치전량이 소화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시 총무과에서 직원들의 교육과 후생을 담당하고 있는 강다영(사진) 주무관이 그 주인공이다.

강 주무관은 먼저 구내식당에서 일부 김치를 구매해 사용하는 한편 지역 내 안성·평택맘 카페와 평택 맛집 카페에 홍보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강 주무관의 글을 본 평택시민들이 너도나도 동참했다. 그 결과 홍보 3일 만에 3.5t의 김치를 모두 완판하는 성과와 함께 입소문이 퍼져 지금은 주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색소반 민승기 대표는 "학교에만 납품하다 보니 다른 거래처는 없어 앞이 막막했는데 평택시와 평택시민들의 도움으로 폐기 위기에 처했던 김치 모두를 판매하게 됐다"며 "함께 해 준 소중한 마음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강다영 주무관은 "구내식당 담당인 저에게 도움의 손길이 와 먼저 직원들과 먹을 오이김치를 구매했으나 한계가 있었다"며 "맘카페 등에 김치 사진 등을 캡처해 자료를 만들어 올리게 됐고 한분 한분 동참하면서 입소문을 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뿌듯하다"며 흐뭇해했다.

정장선 시장은 "든든한 직원들이 있어 시정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2000여 공직자와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내 소상공인과 기업을 지원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안전한 평택'을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평택=오원석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